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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두 남자, 길고양이의 희로애락을 찍다

등록 2011-11-13 20:05

다큐 ‘고양이 춤’ 17일 개봉
CF감독·시인 작가 ‘의기투합’
1년여 기록영상·사진 보여줘
“동물 대하는 수준이 국가수준”
아직도 밤거리를 거니는 고양이의 ‘눈’과 쓰레기 봉투에서 기웃거리다 달아나는 고양이의 ‘소리’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여름에 개봉한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처럼 고양이가 공포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17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고양이 춤>은 두 남자가 길 위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어가는 ‘길고양이들’과 교감을 나누며 기록한 영화다.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광고(CF) 감독으로 일하는 윤기형씨와, 길고양이를 담은 베스트셀러 포토에세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펴낸 시인이자 여행가인 이용한 작가가 참여한 작품이다. 윤 감독이 1년여간 기록한 영상과, 이 작가가 찍은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두 사람이 길고양이들과 나눈 추억을 내레이션으로 풀어간다. 감독은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떤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인도 마하트마 간디)는 자막으로 영화를 시작하며 길고양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를 덜어낼 것을 부탁한다.

영화엔 이 작가가 이름을 붙인 ‘희봉이’ ‘깜냥이’ ‘바람이’, 윤 감독이 동네에서 만난 ‘잠보’ ‘예삐’ 등 두 사람들이 함께했던 길고양이들이 주연배우로 등장한다.

‘먹이’를 축구공처럼 갖고 노는 ‘희봉이’, 붉은 벽돌을 베개 삼아 자거나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는 ‘깜냥이’, 식당가게 앞으로 먹이 동냥을 오고도 피곤이 몰려오는지 꾸벅꾸벅 조는 ‘잠보’, 아기를 위해 자기가 먹을 것을 꾹 참는 ‘예삐’ 등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먹을 게 없어 종이까지 뜯어먹는 고양이들과, 엄마가 차에 치여 홀로 남은 아기 고양이,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바람이’ 등의 슬픈 사연도 소개한다. 자신에게 먹이를 주던 이용한 작가가 동네에서 이사가기 전날, 멀리 떠났던 ‘깜냥이’가 거짓말처럼 돌아와 작별을 나누는 장면도 뭉클함을 준다. 더럽고 위험한 거리에서도 서로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낳는 ‘예삐’를 위해 배를 눌러주며 도와주는 ‘잠보’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영화는 “길고양이는 다 죽여버려야 된다”는 이들과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사람들을 동시에 담아내면서, 고양이들에 대한 무서움보다 공존의 방법을 찾는 관심을 당부한다. 영화는 막판 폐지를 줍는 등 길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도 비추면서, 그런 사람들과 고양이가 얽혀 지내는 우리 사회 어두운 곳의 풍경을 아프게 전한다. 영화 수익금의 10%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해 길고양이 후원에 사용한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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