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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생사확률 반반’ 희귀암 환자 앞에서 왜 킥킥대지

등록 2011-11-20 20:08

24일 개봉 ‘50/50’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사고를 당하든 병에 걸리든 언젠가는 죽게 되지만 그 ‘언제’를 최대한 미루려고 음식도 조절하고, 운동도 하고, 영양제도 챙겨 먹으면서 노력을 다한다. 27살의 ‘애덤’(조셉 고든레빗)도 마찬가지다. 그는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 그런 그에게 청천벽력처럼 희귀암이 찾아온다. 생존 확률은 50%다. 무작정 희망을 갖기에도, 삶을 포기하기에도 애매한 확률이다. ‘죽을 수도 있는’ 50에 슬퍼해야 할지, ‘살 수도 있는’ 50에 기뻐해야 할지 어리둥절하기만 한 애덤 옆에서, 진지함과는 담을 쌓은 친구 ‘카일’(세스 로건)은 “50 대 50은 카지노에서는 최고의 승률”이라며 아픈 애덤을 이용해 여자를 유혹할 궁리만 한다.

24일 개봉하는 <50/50>은 암환자가 주인공인 코미디영화다. 절반의 확률로 죽을 수도 있는 희귀병 환자의 상황 앞에서 웃는 게 가능하기나 한 걸까? <50/50>에서는 가능하다. 영화가 갑자기 찾아온 죽음에 대한 공포나 치료의 고통을 무겁게 다루는 대신, 친구와 투닥거리고 연인과 이별하고 새 연인을 찾기도 하는 주인공의 소소한 일상을 밝고 재치있게 어루만지기 때문이다. ‘50 대 50’이라는 확률이 ‘진한’ 웃음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특히 치료 때문에 잠시 회사를 떠나는 애덤을 위해 연 파티에서 마치 그가 죽기라도 한 것처럼 슬퍼하며 위로를 건네는 동료들과, 당황하는 애덤의 모습은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는 절반의 확률이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영화 속 유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애덤은 처음에 병을 별로 실감하지 못하거나, ‘살 수 있는 확률 50’을 더 가깝게 느껴서인지 크게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고 카일과 클럽에 가거나 마약을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인생의 기쁨을 누린다. 그러다 영화 후반부에서 암병동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위험한 수술을 앞두게 되면서 비로소 죽음에 대한 공포를 표출하는데, 그러면서도 영화는 과도한 슬픔이나 감동에 빠지지 않는다.

<500일의 썸머>의 순수하고 귀여운 청년 ‘톰’을 연기한 조셉 고든레빗의 팬이라면, <50/50>의 다소 고지식한 애덤도 확실히 사랑하게 된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자연스럽게 능글거리는 세스 로건이 영화의 코미디에 큰 몫을 한다. 실제로 25살에 척추암 선고를 받았던 작가 윌 라이저가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

박보미 기자, 사진 (주)프레인글로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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