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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한진중 퍼포먼스도 연기도 ‘소통’ 느낌으로 했죠

등록 2011-11-20 20:12

내달 8일 개봉 ‘창피해’에서 동성애 연기 김꽃비
‘김효진의 연인’ 역할 맡아
통통 튀는 감성 표현해 내
“김진숙씨에 사회 관심 촉구
내 유명세 위한 행동 아냐”
처음 김꽃비(26)는 “작품을 한다는 건 연애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아니, 꼭 연애가 아니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통한다는 느낌”이라고 다시 말했다.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질투는 나의 힘>(2002)과 ‘어린 정혜’로 출연한 <여자, 정혜>(2005), 장편영화 주연 자리에 처음 이름을 올린 <삼거리극장>(2006)은 물론, ‘학원 여학생2’(<사랑니>)나 ‘분식집 단골학생1’(<가족의 탄생>)이나 ‘면도날 여학생’(<짝패>)처럼 제 이름을 갖지 못한 엑스트라로 등장했던 작품들도 그에겐 “마침 좋은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고 서로 알아본” 고마운 기억이다.

김꽃비는 다음달 8일 개봉하는 <창피해>에서 사랑을 믿지 못하고 늘 도망치는 ‘강지우’ 역을 맡았다. 상대역은 배우 김효진. 동성의 연인이다. ‘강지우’는 2009년 김꽃비에게 단숨에 유명세를 안긴, 독립영화 최다관객인 14만명을 모은 영화 <똥파리>의 ‘한연희’와 전혀 다른 듯, 닮아 있는 인물이다. 어딘지 불안정한 모습이나, 당돌하게 툭툭 내뱉는 말투도 그렇다. 영화는 2004년 <귀여워>로 독특한 화법과 영상을 보인 김수현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09년 11월 크랭크인해 이듬해 1월 촬영을 마치고 베를린영화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누드모델인 주인공 윤지우(김효진)가 미대 교수인 정지우(김상현), 미대생 희진(서현진) 등과 만나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지우는 윤지우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그의 첫사랑이다. 처음 김꽃비는 강지우가 아닌 희진 역을 제의받았다가 최종적으로 강지우 역에 캐스팅됐다. “쉬운 캐릭터는 아니라서, 저한테 강지우와 닮은 면을 찾았고 잘 안될 때는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느낌을 찾아갔어요.”

<창피해>는 윤지우와 정지우, 희진이 만나는 겉이야기에 윤지우가 강지우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속이야기가 더해져서 전개된다. ‘자살의 느낌’을 알고 싶어 윤지우가 옥상에서 밀어 던진 마네킹이 강지우가 탄 차에 떨어지면서 두 사람은 만난다. 서로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연인이 되지만, 사랑이 무서운 강지우는 윤지우를 떠난다. 동성 연인을 중심에 두면서, 동성이든 이성이든 ‘수줍고 설레고 그래서 창피한’ 사랑을 통통 튀는 감성으로 표현한다.

김꽃비는 2006년 처음 주연을 맡은 장편영화 <삼거리극장>이 영화계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특별히 서운하지는 않았다. “좋은 작품에서 중요한 인물을 맡은 게 즐거웠지, 남들 말대로 ‘첫 주연을 계기로 뻗어나가는’ 데는 별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영화 <두사부일체>에 엑스트라로 출연해 “리허설이 뭔지도 몰라서, 리허설 때 혼신을 다해 울면서 연기했던” 때까지만 해도 지금까지 “운 좋게도 좋은 영화에 계속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때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등장해 노조를 지지하는 깜짝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후 쏟아진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영화제에 <돼지의 왕>으로 간 건데, 자꾸 ‘그 일’만 궁금해하니까 영화 홍보에 방해가 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내가 굳이 이야기를 더 안 해도, 왜 했는지가 퍼포먼스 자체로 설명되기” 때문이었다.

“주객이 전도된 기분도 들었어요. 사회적 이슈를 등에 업고 나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저는 사람들이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 건데, 일각에서 ‘그런 걸로 유명해지려고 한다’든지, ‘힘없고 불쌍한 여배우가 감독한테 떠밀려서 찍소리 못하고 했구나’ 이런 말도 하고. 전혀 아니죠.” 영화제 이후 비로소 크레인에서 내려와 땅을 밟게 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소식에 대해선 “뭐, 너무 당연한 대답이지 않을까요? 기쁘죠. 기쁘고 감격스럽고 감사하죠”라고 짧고 분명하게 말했다.

배우로 착실히 경력을 쌓아가는 그이지만, ‘배우로서의 영광’보다 ‘나 개인의 삶’이 제일 중요하다. 그는 “지금 제 일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하고 있지만, 언젠가 일이 제 삶을 위협하거나 불행해진다면, 삶을 행복하게 하는 다른 일을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개인 김꽃비’의 행복을 잃지 않으면서, 그토록 사랑하는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앞으로 10년 동안 사회를 보기로 한 약속도 지키고 좋아하는 김태용 감독의 영화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도 하면서 ‘행복한 영화인 김꽃비’로 오래 남아주길 많은 이들이 바랄 테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엔알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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