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과 조승우
‘퍼펙트게임’ 최동원 역 조승우
어릴적 선수 희망…인간적인 면 표현하려 노력
던져보니 104㎞…투구동작 재현 너무 어려워
어릴적 선수 희망…인간적인 면 표현하려 노력
던져보니 104㎞…투구동작 재현 너무 어려워
“투구폼을 똑같이 재현하진 못했죠.”
금테 안경, 팔과 다리를 크게 휘젓는 투구동작. ‘투수 최동원’을 대변하는 이 상징들은 너무나 강렬해 그 이미지를 온전히 복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생전에) 최동원 감독님도 ‘폼을 완벽히 따라하진 마라. 그러면 제구력(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이 흔들린다’고 했죠. 제가 고집을 피워 따라해 봤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촬영 끝나는 순간까지 고 최동원 감독님의 선수 시절 투구폼 영상을 노트북 컴퓨터에서 느린 화면으로 돌려 보면서 따라하려고 최선을 다했죠.”
배우 조승우(사진 오른쪽)는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난 안경만 따라 썼을 뿐”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최동원’이 스크린에서 살아난다. 12월 개봉(날짜 미정)할 영화 <퍼펙트게임>(감독 박희곤)에서다. 영화는 1987년 5월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동원과 해태 타이거즈 투수 선동열의 명승부를 다룬다. 87년 이전까지 맞대결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진 두 투수는 연장 15회까지 모두 던진 이 경기마저 2-2로 비겼다. “이번에 야구공을 처음 던져봤다”는 양동근(왼쪽)이 살을 더 찌워 ‘투수 선동열’을 연기했다. 영화는 절친했지만, 서로의 능력을 부러워하고 지고 싶어하지 않았던 두 선수의 심리도 담아낸다.
조승우는 21일 서울 시내 극장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나와 “선수로선 불같고 냉정했지만, 선후배 관계에선 인간적이었던 최동원 선수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을 실제로 만나지 못했다는 그는 지난 9월 숨진 고인의 빈소 영정 앞에서 처음 마주했다. 그는 “고인이 되신 뒤 내 휴대전화에 저장했던 선수 시절 최동원, 선동열, 김시진 투수가 같이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보고 많이 울컥했다”고 한다.
“영화를 찍으며 최동원 감독님이 투수 마운드란 무섭고 냉정한 곳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 속에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행복한 싸움이기도 했겠지만, 외로움을 견딘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꼈죠.”
박희곤 감독은 “두 선수를 검투장 같은 경기장에 가둬놓고 누가 살아남는지 지켜보던 잔인한 경기에서 오직 승부란 순수함으로 마운드에 선 두 사람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그간 야구영화가 멜로나 인생극복기를 위한 소재로 쓰였다면, 이 영화는 야구 경기와 선수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며 “야구경기를 세밀하고 박진감 넘치게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영화가 실제 선수들의 경기력을 구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컴퓨터그래픽과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활용했다고 한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동중인 조승우는 “어릴 적 꿈이 투수였는데,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꿈을 이루게 해준 최동원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촬영 중에 자신의 구속을 측정했는데, “104㎞밖에 안 나오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밀리언스토리·다세포클럽 제공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동중인 조승우는 “어릴 적 꿈이 투수였는데,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꿈을 이루게 해준 최동원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촬영 중에 자신의 구속을 측정했는데, “104㎞밖에 안 나오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밀리언스토리·다세포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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