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서 상영하는 영화 <잼 다큐 강정>의 한 장면.
불허에 ‘정치적 의도’ 항의 쇄도
직영 인디플러스 30일부터 상영
직영 인디플러스 30일부터 상영
지난 12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 강정>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상영을 막아 논란을 빚어온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영화계 반발이 확산되자 개봉 40여일만에 상영결정을 내렸다. 독립영화계는 영진위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상영여부가 휘둘리지 않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2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상영여부를 검토한 결과 <잼 다큐 강정>을 1월30일부터 인디플러스에서 상영하기로 했다”며 “(영진위가 인디플러스를 직영하는 것이) 1년이 안 되다보니 극장 프로그램 운영 시스템에서 미흡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감독 8명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을 기록한 <잼 다큐 강정>은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상상마당 시네마’ 등에서 개봉했지만, 영진위가 운영하는 서울 논현동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서는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인디플러스 운영위가 <잼 다큐 강정>의 상영을 심의·의결했는데도, 상영이 보류돼 왔다. 영진위가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은 채 상영을 가로막아 독립영화계와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독립영화계는 준정부기관인 영진위가 <잼 다큐 강정>의 인디플러스 상영 보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정부 시책에 반하는 내용이라 상영을 하지 않는 것”이란 의구심을 키웠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지난 13일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항의성명을 내는 등 비판 여론이 커졌고, 영진위쪽은 “상영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다 결국 이번에 상영 허가를 결정한 것이다.
독립영화계는 ‘제2, 제3의 <잼 다큐 강정> 상영문제’가 재발될 것이라는 우려를 풀지 않고 있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은 “<잼 다큐 강정> 상영논란은 영진위에 의해 독립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표현의 자유란 영역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태”라며 “영진위가 왜 상영을 못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디플러스 자문기구인 운영위원회에 상영 프로그램 편성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디플러스 운영위가 <잼 다큐 강정>의 상영을 심의·의결했지만, 영진위가 상영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운영위 의결은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인디플러스 운영위원장 권한대행인 신은실 영화평론가는“용산참사, 4대강 사업 문제를 다룬 독립영화들도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과 비슷한 일이 또 생길 수 있다”며 “운영위에 프로그램 편성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의석 영진위 위원장은 “영진위와 관련한 모든 결정사항은 영진위 9인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의결하게 되어 있지만,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상영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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