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스필버그식 희망의 전령, 이번엔 말

등록 2012-02-05 22:06

‘워 호스’ 9일 개봉
스티븐 스필버그(66) 감독은 영화적 감흥을 빚어내는 특기가 여전히 유효한 감독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는 사랑과, 소통, 희망의 메시지를 다시 붙든다. 이것은 그의 연출작 곳곳에서 보여온 주제인지라 새로울 게 없지만, 그는 전쟁에 참가한 ‘말’(馬)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시도로 보편적인 주제를 상업영화 속에 감동적으로 버무린다. 관객과의 소통지점을 찾아내는 세계적 흥행감독의 공략법이 얄미울 정도로 또 힘을 발휘한다.

9일 개봉하는 <워 호스>는 시골청년 앨버트와 말 ‘조이’가 전쟁 때문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여정을 그린다.

1차 세계대전이 배경으로 나오는 이 영화는 그래서 전쟁영화인가? 감독은 “전쟁은 앨버트와 조이가 이별과 재회를 하는 드라마를 위한 배경일 뿐”이라고 말한다. 감독은 영화 속 영국군과 독일군 등의 이념에 대한 정치적 판단에서 비켜선다.

영화는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참혹한 전쟁 장면도 비추려 하지 않는다.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시골농가의 말이었던 ‘조이’가 영국군의 군마로 차출됐다가, 독일군에 붙잡힌 뒤 다시 영국군 청년 앨버트의 품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조이’에게 보여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들이 일궈내는 희망의 기적이다. 영국군과 독일군이 맞선 지대에서 철조망에 갇힌 ‘조이’를 양쪽 군인들이 함께 구조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나는 영국, 프랑스, 독일이라는 국적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인간적인 면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말 ‘조이’는 스스로 계산한 연기인지 알 수 없으나,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눈빛을 스크린에 담아내는 신통한 연기를 펼친다. 고통스러워하는 동료 군마를 대신해 희생을 자처하는 ‘조이’의 눈빛은 다른 대사들을 압도하는 울림을 준다. ‘조이’가 전쟁터의 포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장에서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빠르게 내달리는 장면은, 말을 조련해 카메라에 담은 감독의 의지가 응축돼 있다. 2시간26분의 긴 상영시간을 견디는 게 부담스러운 관객도 있을 수 있으나, 희망이란 정서를 전하는 영화(12살 관람가)여서 가족들이 같이 보기에 나쁘지 않다.

영국 작가 마이클 모퍼고가 쓴 <워 호스>가 원작이다. 현재 기르는 말이 12마리나 된다는 스티븐 스필버그는 2010년 1월 무대에 올려진 <워 호스>의 연극을 보고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오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 최우수작품상·촬영상·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에서 같이 작업한 야누시 카민스키 감독에게 이번에도 촬영을 맡겼다.

송호진 기자, 사진 소니픽처스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최필립 “자꾸 이러면 부산일보 팔아버린다”
MBC 여 기자 ‘나와라 정봉주’ 비키니 인증샷
활동과 외설의 차이는 무엇이더냐
고등학교 교사가 발견한 1억 살 거미 ‘진주’
‘딸바보’ 아빠들, ‘바보 아빠’ 안 되려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