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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26년’ 제작사 “외압 느꼈지만…”

등록 2012-03-27 14:19수정 2012-03-27 14:27

오늘부터 26일간 <26년> 영화 제작 모금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아름다운재단의 ‘개미스폰서’.
오늘부터 26일간 <26년> 영화 제작 모금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아름다운재단의 ‘개미스폰서’.
중단 4년 만에 제작 추진…올 11월 개봉 목표
강풀 “목적은 광주 기억…영화 제작 끝까지 해낼 것이라 믿어”
“화해와 용서의 시대라는데, 누가 용서를 빌기라도 해야 용서할 것 아니냐. 5·18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피해자는 고통 속에 우리와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웹툰 만화가 강풀은 자신의 만화 <26년>이 꼭 영화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가해자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26년>의 ‘제작비 온라인 펀딩’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에 대한 모종의 외압설 속에 영화화가 무산되면서 내가 제작사와 맺은 판권계약 기간도 끝났지만, 제작사한테서 판권을 회수하지 않았다”며 “제작사가 영화화를 끝까지 해낼 거라고 믿고,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2006년 인터넷에 연재돼 인기를 모았던 <26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었던 남성과 시민군 희생자 자녀들이 26년 뒤 법이 심판하지 못한 당시 최고책임자이자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시도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영화 <괴물> 등을 만든 영화제작사 ‘청어람’이 지난 2008년 <26년>을 영화로 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촬영을 열흘 앞두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투자가 철회되면서 제작이 무산됐다.

강풀은 “그간 내 만화를 재미 위주로 그리기도 했지만, <26년>은 광주를 기억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그렸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5·18’과 ‘8·15’(광복절)이 헷갈린다고 한다. 5·18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6년>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더 많은 분들이 광주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날 회견에 함께 참석한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갑작스러운 투자철회 등 제작이 엎어진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순제작비) 40억원 중 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투자조합 쪽이 투자 심사 마지막날 돌연 투자를 철회했다”고 털어놨다.

“투자의지와 투자약정을 밝히면 관례상 투자가 확정된 것으로 보고 투자심사는 보통 형식적으로 진행된다. 투자심사 마지막날 오전까지만 해도 실무진끼리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가 된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벤처캐피탈’과 투자조합을 형성한 대기업의 임원이 찾아와‘관례상 이런 일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미안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못하게 됐다’며 투자철회를 결정해 투자가 모두 무산됐다.”

최 대표는 “이 작품의 영화화에 대한 외압을 느꼈지만, (그 외압의 실체를) 바람 같은 존재라고만 표현하고 싶다”며 외압의 실체와 구체적 정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외압의 실체에 대해 기자들이 취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그간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와 문학작품이 있었지만, <26년>는 광주항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26년 뒤의 현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해, 고통의 당사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의 내용을 통해) 부끄러운 현실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화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전두환 전 대통령 등 5공 정권 세력들의 법적인 소송 가능성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본인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생각하면 민사소송 등의 조처를 취할 개연성도 있어 법률자문도 받아뒀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4년간 영화제작을 하지 못한 청어람은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26일간 온라인 펀딩사이트‘굿펀딩’(goodfunding.net)과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개미스폰서’(socialants.org) 사이트를 통해 제작비 약 10억원을 모금한다. 기간 안에 목표액이 모이지 않으면 모금 프로젝트는 무산된다.

제작사는 <26년>의 순제작비로 50억원을 잡고 있으며, 올해 11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감독은 투자상황과 시나리오 보강 등을 거쳐 새로 정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지만, 투자의향을 전한 투자자가 일부 있기는 하다”며 “시민들이 10억원을 모아준다면, 10억원이 마중물이 되어 투자사를 확정하고, 투자금액을 늘리는 등 투자의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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