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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시체가 돌아왔다’ 이범수 “영화 뜨면 국토횡단 하겠다”

등록 2012-04-01 17:57

 이범수(42)
이범수(42)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 이범수
“영화속 내 포지션은 미드필더…골 욕심 참아요”

마흔 넘어서, 속쌍꺼풀까지 자신과 닮은 첫 딸을 얻은 아빠의 딸 자랑이란, 하나를 물으면 서너개 대답이 흘러나오는 법이다.

“이름 ‘소을’은 제가 지었죠. 비단 ‘소’, 소리 ‘을’. 비단소리처럼 은은하고, 온화하고, 귀하다는 뜻이죠. ‘소울’(Soul:영혼) 발음과도 비슷하죠? 소중한 영혼이 태어난 거니까요. 더 성숙해지고, 삶에 대한 진지함과 깊이를 갖도록 딸이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이범수(42)는 14살 연하인 통역사 이윤진씨와 2010년 가정을 꾸렸다. 지난 23일 돌잔치를 치른 그는 “난 돌잡이 때 떡을 집었는데, 딸은 돈을 잡더라”며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는 ‘유방’ 역을 맡아 시청률 20%를 넘긴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도 최근 기분 좋게 끝냈다. 샐러리맨이 되어도 내 뜻을 펼치기 쉽지 않은 사회에서 ‘유방’은 성공신화란 대리만족을 보여준다.

지난 28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우리 마음 속 패배주의를 극복한 모습을 보여준 것”을 드라마 인기요인으로 꼽았다.

“이 시대 영웅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건 잘난 놈만 되는 거지’란 게 아니라, 누구든 꿈과 신념을 갖고 임한다면 해낼 수 있다는 건강한 자극을 이 드라마가 준 것 같습니다.”

시신쟁탈전 다룬 코믹극
데뷔 22년째 내공 보여줘
“인간 삶 보여주는게 배우
영화 뜨면 국토횡단 할것”

그는 지난해 12월 한 회사의 신입사원 환영회 식사자리에 초대받았다가, 갑자기 무대로 불려나가 사회초년생들에게 해준 말을 떠올렸다. “그때 했던 이 말이 좀 괜찮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우리 인생이 지금 이 겨울처럼 춥고 고난의 시련이 왜 없겠나. 하지만 추운 겨울의 찬공기에서도 상쾌하고 신선함을 받을 수 있다. 춥고, 힘든 시련이 있어도 (찬 공기 속의) 상큼하고 신선한 겨울공기를 떠올리면서 나를 자극하고 이겨나간다면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올해 영화데뷔 22년째인 그의 이런 말들은 10여년간 단역과 조연을 거쳐 ‘배우 이범수’의 브랜드 가치를 각인시킨 자전적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단역 시절 ‘시체’역도 했다는 지독한 무명시절을 떠올리면, 29일 개봉한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감독 우선호)에서 시체를 훔치는 주연배우로 나온 이범수의 입지가 변화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만든다.

이범수는 첨단 연구결과를 국외로 빼돌리려다 죽은 악덕 기업주의 시신을 훔치는 연구원 ‘현철’을 맡았다. 그는 ‘똘끼 백수’(류승범)와 회사 선배 딸인 4차원 ‘동화’(김옥빈)와 손잡고 시신을 훔치고, 그 시신에 숨긴 칩을 손에 쥐려는 조직과 시신 쟁탈전을 벌인다.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쾌한 코믹만화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똘끼’란 어감에서 드러나듯 류승범의 정신 산만한 듯한 코믹연기와 김옥빈의 엉뚱함이 드러나지만, 이범수는 튀지 않은 채 극중 ‘브레인’으로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는 영화 속 자신의 포지션을 “축구에서 공수를 조율하고, 경기를 이끌어가는 미드필더”라고 표현했다.

“승범의 역할이 매력적인데, 과거에 내가 많이 한 역할이라, 오히려 ‘현철’역이 신선하고 호기심이 갔어요. 평범한 캐릭터의 존재감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는 게 제 과제였죠.”

축구는 각 포지션이 자기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면서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응집력이 표출된다. 이범수 역시 “좌충우돌 범죄소동극이라, 소동이 벌어지는 장면들에선 즉발적으로 치고나가 골을 넣고 싶은 골게터의 욕심도 났지만, 그럴 순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각자의 포지션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승범이는 촬영장에선 의외로 차분하면서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배우이고, (4차원 이미지의) 옥빈이는 진지하고 집중력이 강한 여배우”라고 칭찬했다.

범죄조직에 통쾌하게 복수하는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이범수는 하물며 ‘버럭범수’란 소리를 듣는 배역을 맡아도, 인간미가 느껴지는 지점의 연기를 포착해 끄집어낸다.

“삶 자체를 진지하게 바라보려는 태도도 있고, 사람에 대한 애정과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 때문에 철학, 역사, 심리 등 인문학 계열의 책을 주로 보기 때문인 것도 같아요.”

그는 “인간의 삶을 드러내는 게 배우가 아니냐”고 물으면서, “만물상 같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적재적소에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범수는 영화가 흥행하면 “국토횡단에 나서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시신쟁탈 과정에서 꼬이고 꼬이는 전개, 과장된 몸짓과 표정을 통한 류승범의 개인기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다만, 세 주연배우 말고도 오정세, 고창석 등 코믹에 능한 배우진용을 갖춘 것에 비하면 영화 초중반 유머의 힘이 좀 늘어지고, 웃음의 효과가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느낌도 준다.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의 웃음코드를 수용하는 편차가 벌어질 소지를 남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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