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기남>의 박시연
‘간기남’
악녀와 형사의 치정 수사극
김형준 감독 “코믹한 스릴러”
악녀와 형사의 치정 수사극
김형준 감독 “코믹한 스릴러”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줄임말인 영화 <간기남>은 제목에서부터 배우들의 불가피한 노출을 예고한다. 여주인공 박시연은 “(과감한) 노출 연기를 한번도 하지 않아, 촬영하며 부끄러웠고, 힘들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배우가 노출을 시도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광고모델 활동 폭의 제한 등의 우려도 한몫한다. 한 영화홍보사 대표는 “노출 연기가 작품의 완성도와 부합해 배우로서의 가치를 더 높인 경우가 <해피엔드>(1999)에 출연한 전도연 정도여서, 노출에 대한 여배우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출 수위를 놓고, <간기남> 촬영 단계에서 감독과 박시연 사이의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박시연은 “촬영할 때까지 이렇게 파격적인 장면이 있을 줄 몰랐다”고 했다. 애초 제목이 ‘여인의 향기’였던 시나리오엔 노출 수위가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다가, 촬영 장면을 미리 그림으로 표현한 ‘콘티’에 가슴 노출 등이 구체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형준 감독은 “박시연씨의 역할이 (관능적이면서) 악녀 본능을 지닌 ‘팜 파탈’ 여성이어서 육체적 유혹이 어느 정도 있어야 했고, 관객들도 ‘저 여자가 아름답구나’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노출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 “일사천리”로 찍었다는 ‘노출 장면’은 이제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 속에서 어떤 개연성을 갖고 스며들었느냐란 관객의 판단 앞에 놓이게 됐다.
11일 개봉하는 <간기남>은 간통 현장을 덮치러 갔다가 살인사건에 휘말린 간통전문형사 선우(박희순)와 그 살인사건에서 남편을 잃었으나 사건의 비밀을 쥔 ‘수진’(박시연)을 둘러싼 치정 수사극이다.
영화는 뜻밖에도 코믹 요소가 강하다. 형사로 나오는 김정태, 이한위 등의 코믹 대사 덕분이다. 박희순도 형사들과 있을 땐 능청스러운 캐릭터가 되어 코믹 분위기에 가세한다. 코믹 요소가 짙어진 데는 투자자들의 요구도 작용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박희순이 ‘수진’과 있을 때는 진지하다가, 형사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풀어지는 것이 스릴러 영화에서 약이 되거나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다”며 “하지만 스릴러 구조를 지키되, 웃음 코드도 확실하게 가져가는 변종 스릴러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오락성이 커졌으나, 사건의 비밀에 다가가는 스릴러 장르 본연의 긴박감은 조금씩 뒤로 후퇴하는 아쉬움도 남긴다. 여배우로서 결단에 가까운 박시연의 노출 연기는 장면 자체만으론 관능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형사 ‘선우’가 ‘수진’의 치명적 유혹에 빠져드는 감정이 조금씩 점증돼 두 남녀의 본능이 폭발하는 심리를 좀더 세밀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인상도 준다.
박시연은 남편의 성적 폭력에 시달리다가 ‘파괴적 악마성’을 드러내는 배역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히는 시도에 나섰다. 감독은 이 영화가 “<원초적 본능>(1992·미국)에서 ‘팜 파탈’ 여성을 표현한 부분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고 했다.
송호진 기자
사진 트로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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