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화
영화 ‘봄, 눈’ 윤석화
25년만에 스크린 돌아와
말기암 엄마로 눈물 자극
25년만에 스크린 돌아와
말기암 엄마로 눈물 자극
영화 촬영을 위해 삭발한 머리칼은 싹을 틔운 봄꽃처럼 조금 더 자라 있었다. “최다 삭발 여배우로 기록될지 모르겠다”는 그는 삭발 연기만 세번째. 연극 <덕혜옹주>(1995) <위트>(2005)에 이어 26일 개봉할 영화 <봄, 눈>(감독 김태균)에서다.
9일 시사회에서 만난 배우 윤석화(56)는 “감독의 ‘레디고’ 사인이 떨어지고 내 머리카락을 직접 자르는 순간 (여주인공) 순옥이 된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윤석화는 <봄, 눈>에서 병원 청소일 등으로 살아오다 말기 암에 걸려 가족과 이별하는 ‘순옥’을 연기했다. <레테의 연가>(1987) 이후 25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당시 영화에선 자신의 목소리를 성우가 대신 녹음한 탓에, “<봄, 눈>이 영화 데뷔작 같다. 영화배우로서 걸음마를 걷는 신인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무정한 남편(이경영)과 딸, 순둥이 아들(임지규) 등이 가족의 사랑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내용은 다른 영화와 드라마에서 익히 봤던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여전히 누군가의 죽음에 이르러서야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는 ‘무심한 우리들’의 마음을 깨우는 통속적 힘을 지녔다. 죽음의 이별을 겪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도 건넨다. “멀고 험한 길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하다. 하얀 빛만 보고 가그래이. 내 새끼야”라고 딸 순옥을 보듬는 친정엄마(김영옥)의 대사, 순옥이 가족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남긴 편지 등이 눈물을 자아낸다.
다만, 영화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는, 관객이 ‘윤석화의 얼굴’에서 억척스럽고 고단한 삶을 헤쳐온 순옥의 얼굴을 엿볼 수 있을지, 그래서 ‘윤석화의 순옥’을 ‘우리네 엄마’로 확장해 느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장편영화 데뷔를 한 감독이 암투병을 한 친누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고 한다.
윤석화는 “실제 암투병을 했던 (친정) 어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이 영화로 이 세상 어미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했다. 2년 전부터 영국 런던에 건너가 현지에서 연극제작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중인 그는 입양한 9살 아들, 5살 딸을 키우고 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일시귀국한 그는 내년쯤 국내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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