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점프아쉰’
중국·홍콩 작품 주춤한 사이
세련된 청춘극 등 호평받아
실화 소재 ‘점프아쉰’ 19일 개봉
세련된 청춘극 등 호평받아
실화 소재 ‘점프아쉰’ 19일 개봉
중국과 홍콩의 무협액션·누아르영화가 그리운 관객들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중국어권 영화의 퇴조가 뚜렷해진 지는 오래됐다.
청룽(성룡)의 100번째 영화 <신해혁명>은 지난달 15일 서울의 1개 스크린에서 하루 개봉하는 데 그쳤다. 관객수는 공식집계에도 잡히지 않았다. 저우룬파(주윤발) 등이 나온 <양자탄비>(3월)는 관객 1454명만 봤다. 개봉 열흘째에 관객 1명만 들어와 스크린에서 철수했다. 리롄제(이연걸)가 출연한 <용문비갑>(3월)은 1890명, 궈푸청(곽부성) 주연의 홍콩영화 <진성계비>(2월)는 3명, 장바이즈(장백지)가 주연한 <양문여장>(2월)은 43명이 관람했다. 중국어권 영화 수입사 대표는 “과거 역사를 주로 다루는 중국영화들이 중화사상을 담고 있어 한국 관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고,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뒤 영화계 인력이 국외 유출되는 등의 이유로 장르가 다양화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홍콩영화를 수입하는 이들도 극장개봉 수익엔 큰 관심이 없다. 단 하루, 1회차 상영이라도 한 뒤, 극장 개봉작이란 타이틀을 얹어 디브이디(DVD), 유료 다운로드, 아이피티브이(IPTV) 등 2차 판권시장에 파는 부가수익을 노리기 때문이다. 개봉작은 미개봉작보다 2차 판권시장에서 1.5~2배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된다.
중국·홍콩영화 퇴조의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대만영화다. 구이룬메이(계륜미), 저우제룬(주걸륜)이 나온 <말할 수 없는 비밀>이 2008년 1월 전국 37개관에서만 개봉해 10만명 흥행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감각적 영상,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가슴 아픈 판타지 로맨스, ‘피아노연주 배틀’ 장면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당시 이 영화는 “대만에서 인기가 많은데도 한국에서 전혀 모르고 있다. (영화 시디를 보낼 테니) 한번 봐달라”며 대만 쪽에서 먼저 국내 수입사에 연락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후 <청설>(2010) 1만5116명, <타이페이 카페스토리>(2011) 1만여명 등 소규모 개봉 예술영화 흥행선인 1만명을 넘는 작품들이 이어졌다.
대만영화를 몇편 수입한 ‘찬란’의 이지혜 대표는 “대만도 역사를 다룬 무거운 영화들이 나오다가, 중국과 교류 관계를 트면서 개인주의적 정서, 청춘들의 불안과 사랑, 감성 등을 세련된 화면으로 담은 영화들이 많아졌다”며 “국내에 청춘영화가 부족한 상황인데다, 일본의 (간질간질한) 팬시영화를 대신하는 대체재로서 청춘들의 성장을 다룬 대만영화가 소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는 19일 개봉하는, 대만 스타배우 펑위옌(팽우안) 주연의 <점프아쉰>(사진)이 대만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영화는 체조선수였다가 폭력배가 된 뒤 자신의 꿈을 위해 다시 체조선수로 돌아온 감독 친형의 실화를 극화했다. 삐삐와 공중전화가 등장하는 1990년대 초가 배경이다. 나이트클럽에서의 어색한 춤 등 촌스러운 설정들과 엉성한 캐릭터들이 웃음도 자아내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지난해 대만 최대 영화제인 금마장영화제 남우주연·남우조연상·각본상을 수상했다. 다소 뻔한 전개도 엿보이지만, 방황하는 청춘의 좌절과 도약, 서툰 사랑 등을 그리는 최근 대만영화의 흐름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송호진 기자, 사진 찬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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