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미스터K> 촬영중단, 이명세 감독 “이래도 되는 건지”

등록 2012-04-16 14:25수정 2012-04-16 15:59

이명세 감독
이명세 감독
설경구 문소리 출연 100억여원 제작비 코믹첩보액션
지난 6일 JK필름 중단 통보…“조율 대본과 달라서”
“황당합니다.”

이명세(56) 감독은 “영화를 한 지 삼십 몇 년여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라며 갑작스러운 촬영 중단 상황에 다소 당혹해했다. 그는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감각적인 영상화법 등을 보여온 이명세 감독이 〈M〉(엠) 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미스터K>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요원이 국가의 일급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남편의 정체를 모르는 아내가 이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코믹첩보액션영화라고 알려져 있다. <해운대> <7광구> 등을 연출·제작한 윤제균 감독이 대표로 있는 JK필름이 제작하고,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CJ E&M이 메인투자를 맡은 작품이다. 100억여원 가까운 제작비가 들어가고, 설경구·문소리 등이 주요 배우로 출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지난 6일부터 촬영이 중단된 뒤 감독교체가 거론되는 등 제작이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14일 전화통화를 나눈 이명세 감독은 “아시아나 항공기 세트에서 촬영하다가 6일에 갑자기 촬영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태국)에서 소스촬영 5회차, 한국에 들어와서 5회차를 촬영했고, 이제 막 메인드라마를 시작하려는 단계였다”고 했다.

 <미스터K>의 한 핵심 관계자는 촬영 중단 사태에 대해, “현장에서 찍기로 제작사 등과 의견이 조율된 ‘현장촬영 대본’과 이명세 감독이 실제로 찍은 장면이 다른 부분들이 있어 JK필름 등과 이명세 감독 사이에 이견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세 감독은 일단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촬영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나와 같이 일하고 있는 스태프가 많다. 스태프를 위해서도 제작사인 JK가 이 문제를 잘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나도 이 작품을 위해 2년여 준비를 해왔다”고 영화에 애착을 보였다. 그는 “10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작품이고, 이 작품의 투자자들도 있는데, (촬영중단, 감독교체설 등으로) 이 문제가 막 불거져 작품의 생채기가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감독의 연출과 편집권이 일부 훼손되는 한국 영화제작 풍토에 대해선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촬영 전에 글로 보는 ‘현장 촬영대본’과 현장에서 감독이 찍은 그림이 다를 수가 있는 것이다. 물감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때도, 그리는 사람의 상상력이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장에서 촬영할 때 배우들과 (대사, 해당 장면 등을) 다 합의해서 찍은 것이고, 배우들도 여기에 동의하고 좋다고 한 것이니까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 한국 상업영화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젊은 감독들의 창의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거대 할리우드 자본과 싸우려면 감독들의 창의력이 중요하다. 그런 창의력이 묻힌다면 자본 속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는 “영화에 대한 1차 편집권은 감독이 갖고, 그 이후 (투자·제작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충한다든지, 그러면 되는 건데…”라며 감독의 연출과 편집권이 일부 침해되고 있는 영화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요즘 영화계에선 감독이 앞으로 진행할 촬영장면을 투자사에 문서로 보고하거나, 투자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촬영계획을 설명하는 등 투자 자본에 연출권이 휘둘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메인 투자사가 시나리오의 대사와 장면 등의 수정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일부에선 거액의 자본이 들어가는 영화인 만큼 투자·제작자들이 촬영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은 손실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견해도 있지만, 촬영 도중 가편집본을 수차례 확인당하며 촬영하는 등 연출과 편집권이 자본에 이렇게 종속될 경우 감독과 작품의 색깔이 불투명해진 상업영화들이 확대·재생산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미스터 K>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촬영 중단 사태에 대해 “감독교체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 이명세 감독 해고설은 ‘창의성 막장’ 예고편

<한겨레 인기기사>

민자사업의 역습…지하철 9호선, 요금 기습인상
백악관 경호원들 업무중 성매매
민주, 대권·당권 얽혀서…‘임시지도부 구성’ 날샌다
45만원짜리 치과용 앱 인기
연해주에 ‘표범 나라’ 생겼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