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새로운 배우·감독에 3D로 단장
‘고뇌하는 영웅’ 정체성 찾기 그려
새로운 배우·감독에 3D로 단장
‘고뇌하는 영웅’ 정체성 찾기 그려
연출은 부드럽고, 배우는 풋풋하다. 새로운 배우, 감독에 3D(입체) 화면으로 단장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엔 이전에 나온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죽은 아버지의 비밀을 찾는 고아 청년’ 피터 파커(앤드루 가필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는 설정이 이야기 구조상 이전과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전반부는 평범한 고등학생인 피터 파커가 아버지의 가방을 발견하고 부모의 실종 사건에 의심을 품으면서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그려진다. 우연히 거미에게 물려 스파이더맨이 되는 피터 파커가 단순한 의협심에 따라 움직이는 영웅이 아니라는 점을 보이며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피터 파커는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풀겠다는, 지극히 개인에게 중요한 이유에 따라 영웅으로 가는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영화 중반 삼촌의 죽음은 그가 악을 물리쳐야 할 이유를 강화하는 촉매제가 된다. 악당인 리저드맨(리스 이반스) 역시 사고로 잃은 자신의 오른쪽 팔을 되살리고 싶다는 나름의 이유로 연구에 몰두하다 괴물이 된다. 영웅이건 악당이건 이해할 만한 ‘개인적 이유’에 따라 행동한다.
<500일의 썸머>에서 소심한 남자 톰(조지프 고든레빗)과 쿨한 여자 서머(조이 데이셔넬)의 연애를 현실적이고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렸던 마크 웹이 새로 연출을 맡았다. 마크 웹과 호흡을 맞춰 새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한 앤드루 가필드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 <네버렛미고> 등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할리우드의 신예 스타다. 큰 키와 긴 팔다리로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면서 시원한 액션을 보여준다. 드라마를 중시하는 섬세한 연출과 소년 같은 외모의 배우가 만들어낸 스파이더맨의 캐릭터는 이전 시리즈의 샘 레이미, 토비 매과이어 짝에 비해 아기자기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액션물이지만 여성 관객들이 더 좋아할 만한 영화다. 피터 파커의 첫사랑인 그웬 스테이시(에마 스톤)가 이전의 메리 제인보다 더욱 능동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다. 그웬 스테이시는 비교적 일찍 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이 동일인이라는 비밀을 알고 악당에 맞서는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3차원 입체 기술의 효과는 화려하다. 스파이더맨이 수직으로 고공 낙하할 때, 리저드맨이 흉측한 몸으로 공격할 때 객석에 실제로 그 캐릭터들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삼촌을 죽인 범인의 손목에 그려진 별 모양 문신 등 영화 속에는 속편을 암시하는 장치들이 등장한다.
주의할 점.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갔다고 서둘러 극장을 빠져나갔다간 예고편에 가까운, 속편에 대한 안내를 놓칠 수도 있다. 28일 개봉.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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