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 포스터.
용산참사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두개의 문>(감독 김일란·홍지유)가 트위터에서 화제다.
개봉 첫주 매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 용산참사 다큐 ‘두개의 문’ 돌풍)가 나오자 누리꾼들은 저마다 영화평과 함께 흥행 배경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두개의 문>은 21일 개봉해 24일까지 관객 5852명을 모았다. 독립영화가 개봉 첫주 매진과 함께 관람객 5000명을 넘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독립영화는 누적관객 1만명이면 ‘대박’영화로 분류한다.
정치인들도 속속 관람평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어휴~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 입에서 터져 나온 한숨소리다. <두개의 문>은 괴물을 보여준다. 권력이 폭력화되면 괴물이 된다”고 말했고,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법과 질서가 국민의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 국가공권력은 사람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용산참사를 잊고 지내온 것에 대해 반성의 감정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아직 진행 중인 용산참사, 우린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자문했다. 트위터 아이디 @thi**는 “<두개의 문>은 그냥 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난,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제목은 망각에 대한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김일란 감독은 “용산참사의 진실을 향한 <두개의 문>이 다가와 있다. 하나는 ‘진실의 문’이고 다른 하나는 ‘망각의 문’이다”고 밝혔다.
영화는 담담한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용산참사의 현장을 재구성한다. 오히려 이런 시각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트위터 아이디 @ozz**는 “진실이란 결기어린 주관의 기록이 아닌 다양한 입장들의 맥락을 종합하고 이해하는 태도로부터 가장 빨리 파악될 수 있다. 이 영화는 예상치 못한 수작”이라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비춰주는데도 울컥하는 걸 감출 수 없다. 이 정권의 야만성이 얼마나 심한지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적었다.
영화라는 매체의 힘도 컸다. 한 누리꾼은 이 영화를 가리켜 “문화와 진실의 힘”이라고 표현했고, 다른 누리꾼은 “상처의 회복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영화를 통해 모이는 듯하다”고 밝혔다.
다만 영화관의 상영수가 적다는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트위터 아이디 @jeju**는 “제주도에서도 <두개의 문>을 보고 싶다”고 말했고, 다른 누리꾼은 “복합상영관에서도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적었다. 현재 <두개의 문>은 전국 1974개 상영관 중에서 16개관에서만 상영되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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