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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 ‘두개의 문’에 쏟아진 의문의 ‘1점 폭탄’

등록 2012-06-29 15:50수정 2012-07-02 13:00

누구는 현장성이 없다고, 또 누구는 원인 제공자에 대한 분노가 없다고 비판하지만 다큐멘터리 은 ‘전략’적으로 자료만으로 그날의 진실에 다가간다. 연분홍치마 제공
누구는 현장성이 없다고, 또 누구는 원인 제공자에 대한 분노가 없다고 비판하지만 다큐멘터리 은 ‘전략’적으로 자료만으로 그날의 진실에 다가간다. 연분홍치마 제공
포털 평점 9점대에서 3점대로 하룻새 ‘뚝’ 떨어져
‘스파이더맨’ 367개 동안 ‘두개…’ 1점 짜리 590개
2009년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공동연출)의 인터넷 평점이 갑자기 9점대(10점 만점)에서 3~4점대로 뚝 떨어져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 평점 깎기’란 의혹이 일고 있다.

21일 개봉한 <두 개의 문>은 전국 16개관에서 개봉했지만 상영 8일 만인 28일 독립영화 흥행선인 1만명을 넘어 1만732명을 모았다. 개봉 첫주부터 매진을 이어간 흥행 덕에, 상영관도 24개관으로 조금 늘어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누리꾼 평점도 9점대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당시 참사 현장을 찍은 경찰의 일부 채증 영상, 경찰의 법정 진술 등을 토대로 삼아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관객들은 용산참사 유가족의 절규를 배제한 연출을 통해 오히려 “공권력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네이버’ 평점은 29일 오후 현재 3.87점, ‘다음’은 4.8점으로 곤두박질쳤다. 언론들이 이 영화의 흥행 현상을 보도하며 더욱 주목하기 시작한 27일부터 갑작스럽게 ‘평점 1점 폭탄’이 쏟아져 전체 평점이 크게 낮아진 탓이다.

특히 네이버에선 28일 개봉 당일에만 27만명을 모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관한 누리꾼 평점이 29일 자정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367개가 올라온 반면, 독립 다큐 <두 개의 문>에 대한 ‘1점짜리 평점’은 같은 시간 동안 590개나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전국 24개관에서 상영 중인 <두개의 문>이 인터넷 평점을 매긴 누리꾼들의 수에서 전국 1974개관 중 997개관에서 개봉한 <스파이더맨>을 압도하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두 개의 문>에 평점 1점을 매긴 누리꾼들은 “선동영화” “빨갱이 영화” “폭력시위를 미화시키는 영화” “폭도들” “별점 0점은 줄 수 없나?” 등의 극도로 부정적인 평을 내리고 있다. 이들 중엔 평소 네이버에 올라 있는 여러 영화들에 관심을 보이며 평점을 주던 관객이라기보다, 유독 <두 개의 문>에만 처음 평점을 준 누리꾼도 많았다.

이런 탓에 배급사는 인터넷 평점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층의 관람유도를 막기 위해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두 개의 문>의 평점을 깎아내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배급사 ‘시네마달’ 쪽은 29일 “용산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관객들이 <두 개의 문>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또다른 움직임이 일어난 것 아니냐”며 ‘의도적인 평점 조작’가능성을 내비쳤다. ‘시네마달’ 관계자는 또 “‘거리에서 법과 원칙이 지켜진다면’이란 제목의 글이 한글자도 다르지 않고 트위터에 여러 사람에 의해 동시 다발적으로 배포되고 있다”며 영화 흥행에 대응하는 실체가 누구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위터에는 “거리에서 법과 원칙이 무너진다면 그 나라의 통치는 불가능하죠. 용산참사의 본질은 일반 시민을 보호하고,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하려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습니다. 지금도 상습시위꾼들의 불법 폭력집회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단호한 공권력 투입은 계속돼야죠”란 글이 유포되고 있다. 그간 용산참사의 유가족 등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며 정당한 법집행이었다고 주장한 경찰의 태도와 다르지 않은 글이다.

<두 개의 문>에 대한 ‘1점 평점’이 도배되자, 이 영화를 옹호하는 일부 관객들은 ‘10점 만점’으로 맞서는 현상도 벌어지면서 자칫 영화에 대한 건강한 평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두 개의 문>을 공동 연출한 김일란 감독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영화를 같이 보고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용산참사란 소재, 철거민, 그날 사건 자체에 대해 왜곡된 시각으로 보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이 영화의 평점이 떨어지는 것보다, 용산참사 유가족분들이 인터넷 글들을 보고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용산참사 당시 남편을 잃고, 아들이 구속된 뒤 용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전재숙(70)씨는 “이 영화를 많이 봐서, 우리가 누구를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 테러를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살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란 진실을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엔딩크레디트 세줄밑] '두개의 문' 배급위원 83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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