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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80년대 방위병의 성장담
추억의 웃음코드 곳곳에

등록 2012-08-28 20:05

영화 <미운 오리새끼>
영화 <미운 오리새끼>
영화 ‘미운 오리새끼’
영화 <미운 오리새끼> 포스터에 배우 오달수가 크게 실려 있지만, 홍보를 위한 고육책에 가깝다. 출연분량이 많지 않지만 이 영화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배우이기 때문이다. 실제작비가 10억여원인 이 영화엔 지난해 곽경택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에스비에스) 출연자 6명이 주연 및 조연급으로 나온다. “그들에게 가능성의 기회”를 열어주려 했다는 감독의 말은 “꿈과 희망을 포기한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고 싶었다”는 영화의 메시지와도 맞닿는다.

30일 개봉하는 곽 감독의 10번째 장편영화 <미운 오리새끼>는 1980년대 시절 헌병대에 배치된 ‘6방’(6개월 방위) 전낙만 이병 이야기다. 투자자들은 모두 “군대 얘기?”라며 외면했다고 한다. 제작비가 생기면 촬영을 진행했다가, 감독이 다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보충촬영을 하는 식이었다.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지금은 없어진 방위병의 얘기이지만 여성들이 봐도 웃을 만한 코믹 요소들이 꽤 많다. 집에서 출퇴근하는 방위들이 전쟁이 났을 때 “도시락통으로 통신을 교란한다”거나 “전쟁 중에도 오후 6시면 퇴근한다”는 방위병에 얽힌 유머 소재들이 삽입돼 있다. 사진병·이발병, 대대장과 바둑을 두는 바둑병으로 불려다니는 ‘전낙만’과 잔꾀가 늘어난 방위병 동료들의 모습이 유쾌하고 풋풋하게 그려진다. 영화엔 실제 ‘18개월 방위’를 했던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다. 영화는 군사정권 시절 고문으로 후유증을 겪는 아버지(오달수)를 둔 ‘전낙만’이 어찌하다 시국사건에 얽혀 군 징계장소인 ‘영창’에 들어가 군 폭력까지 겪으면서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아보겠노라’고 다짐하는 내적 성장을 비춘다. 일부 관객은 군대에서 갖가지 소동을 겪은 뒤에, 전낙만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될 희망을 품는 모습이 갑작스러운 ‘착한 결론’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오달수의 배역도 아쉬움을 준다. 영화가 군대 에피소드와 청춘의 성장담에 비중을 둔 탓인지, 올해 7~8월에만 그가 출연한 상업영화가 4편이나 될 만큼 바쁜 스케줄 탓인지, 그가 연기한 ‘낙만 아버지’는 고문의 상처와 시대의 아픔을 지닌 인물을 드러내는 깊은 울림까지 다가가진 못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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