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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제작중단 4년만에 주인공으로
“언젠간 찍겠지 하고 기다렸죠”

등록 2012-09-26 20:47수정 2012-09-27 09:09

영화 <26년>에 출연하는 배우 진구가 지난 13일 낮 충남 논산시 논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논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영화 <26년>에 출연하는 배우 진구가 지난 13일 낮 충남 논산시 논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논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영화 ‘26년’의 진구
“이때 아니면 언제 또 뻔뻔하게 해보겠어요.”

배우 진구(32)는 즐거워 보였다. 영화 <26년>에 출연하는 소감을 묻자 “즐기고 있다”는 씩씩한 답이 돌아왔다. “같이 출연하는 이경영 선배, 배수빈 형이랑 술자리에서 서로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며 공유했다”는, 영화가 향하는 ‘목표’에 대한 긴장을 그는 신나는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는 확신 어린 말투로 “좋은 영화를 즐겁게 찍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들이 이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전직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는 내용의 영화 <26년>(감독 조근현)의 남자주인공 진구를 지난 13일 충남 논산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영화에서 5·18 때 계엄군에 아버지를 잃고, 충격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이미도)와 함께 사는 곽진배를 연기한다. “진배는 나 하나만 보고 살아가는 엄마를 위해서 건달이 됐지만 김갑세(이경영)를 만난 뒤, 진정으로 엄마를 위하는 건 돈을 좇는 게 아니라 ‘이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자기와 비슷한 상처를 겪은 동지들을 만나면서 아픔을 나누기도 하고요.”

그는 곽진배와 완전히 ‘한몸’이 돼 있는 듯했다. “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과, 그 당시 상처를 받은 모든 사람들까지도 내 피로 씻어줄 수 있다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이 영화를 함께 하는 여주인공 한혜진은 그를 가리켜 “예수님 같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진구는 <26년>과 인연이 각별하다. 출연 결정도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조금의 고민도 없이” 했다고 했다. 4년 전인 2008년 영화가 처음 제작에 들어갔을 때 그는 지금은 배우 배수빈이 맡은, 극중 김갑세의 아들 김주안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갑자기 투자가 끊기면서 영화 제작이 중단된 뒤 4년 만에 촬영을 시작한 영화에선 다른 역을 맡아 함께 하게 됐다. 역할 비중도 더 커졌다. 애초 맡았던 김주안이 냉철하고 사변적이라면, 곽진배는 거칠고 반항적이면서도 순수한 인물이다.

“4년 동안 (<26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었다”고 말한다. 중간에 엎어진 영화인데도 포털사이트에 올라 있는 자신의 출연작에 “마치 4년 전에 제가 찍은 것처럼 돼 있는 게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꺼림칙하기도 했단다. “‘언젠가는 찍겠지’ 바라면서 기다렸다”는 그는 “이제야 정직한 필모그래피(작품목록)를 갖게 돼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도 했다. “작은 거짓말도 싫어한다”고 담담히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까만 눈동자가 건강하게 빛났다.

논산/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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