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몬스터 호텔>에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컬투 정찬우(왼쪽), 김태균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연습실에서 익살스런 몸짓과 표정을 선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서
가짜 드라큘라·미라 등 더빙
맛깔난 목소리로 웃음 줘
김태균 “개그 지나치면 안돼
연기 신중하게 하는 게 중요”
정찬우 “상황에 충실하면서
적확한 웃음 포인트 잡아야”
가짜 드라큘라·미라 등 더빙
맛깔난 목소리로 웃음 줘
김태균 “개그 지나치면 안돼
연기 신중하게 하는 게 중요”
정찬우 “상황에 충실하면서
적확한 웃음 포인트 잡아야”
“저희는 직업이 ‘컬투’예요. 남들이 가질 수 없는 직업이죠.”(김태균)
“정확히 말하면 코미디언이죠. 코미디 프로에 나가는 코미디언이란 의미가 아니에요. 영화배우라도 웃기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은 희극배우, 곧 코미디언이거든요. 우리는 ‘웃기는 사람들’이니까, 코미디언이죠.”(정찬우)
직업은 ‘컬투’고, 직무는 ‘웃기는 일’이라고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 라디오, 텔레비전 토크쇼, ‘컬투쇼’ 공연까지 남들은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힘든 일들인데 컬투는 “비타민을 열심히 챙겨 먹으면서”(정찬우) 폭넓게 꾸려가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잃었던 반쪽 같은 면을 가진”(김태균) 단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1994년 <문화방송>(MBC) 공채 5기 개그맨으로 데뷔할 때만 해도 “얼떨결에 같이 시작을 했다”지만, 어느샌가 컬투 아닌 다른 말로는 대체가 어려운 ‘고유명사’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컬투의 정찬우(45), 김태균(41)을 16일 서울 합정동 컬투 연습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17일 개봉하는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겐디 타르타콥스키 감독)에서 함께 한국어 목소리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정씨와 김씨는 이 영화에서 각기 1인 다역으로 목소리 연기를 한다.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등 다양한 유령과 괴물들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정씨는 ‘쪼글머리’, ‘가짜 드라큘라’, ‘그리핀’, ‘빙고 진행자’ 등에 걸쭉함을 입히고, 김씨는 ‘미라’, ‘할머니 그렘린’, ‘콰지모도’ 등을 맛깔나게 살린다. 스쳐 지나가는 이름 없는 캐릭터들까지 합치면 더 늘어난다.
극의 주인공인 ‘드라큘라’와 그의 딸 ‘마비스’, 인간 소년 ‘조니’ 등은 전문 성우들이 연기하는데, 김태균은 컬투가 극에서 “양념 구실”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이 양념, 싱겁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감칠맛 난다. 2006년부터 7년째 라디오를 진행하며 검증된 둘의 목소리가 귀엽거나 기괴한 캐릭터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덕분이다. 인기 코미디언, 배우 등이 참여한 일부 애니메이션들처럼 과도하게 유행어를 쓰거나,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 점도 <몬스터 호텔>의 미덕이다.
“(인기 연예인이 목소리 연기를 하는 게) 마케팅 효과에선 좋은 것 같지만, 좀더 신중하게 연기를 해야 한다고 봐요.” 김태균은 일부 애니메이션들이 ‘개그 코드’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게 아쉬웠다고 한다. “아들이랑 같이 자주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어떨 땐 목소리가 ‘떠서’ 캐릭터와 차이가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 대학 때 목소리 연기를 전공하기도 한 김씨는 성인 남성의 굵은 목소리부터 톤이 높고 얇은 소녀의 목소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앞으로는 주연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물론, 연기를 신중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단다.
정씨도 “(자신의 유행어인) ‘그때그때 달라요’ 같은 걸 쓰면 안 웃겨요. 상황에 충실하면서, 적확한 포인트를 잡아내야 웃기는 거”라고 말했다. 극의 상황과 관객들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을 찾는 게 목소리 연기의 과제라는 의미다.
이미 수많은 일을 벌여놓은 두 사람이지만, 연기 욕심도 있다. 정씨는 영화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특히 “욕하는 연기”는 누구보다 자신있단다. “제가 어릴 때부터 욕을 잘하거든요. 잘하는 걸 하고 싶은 거죠. 시골 형사든, 동네 깡패든 가볍고 만만하면서도, 무섭지도 않은 캐릭터요.” 이를테면 “송강호씨의 연기나, <파이란>의 최민식씨 같은 연기”가 그가 꿈꾸는 역할이다. 김씨에겐 뮤지컬이 “꿈의 무대”였다고 한다. 그는 뮤지컬 <찰리 브라운>, <미녀는 괴로워> 등에 출연했다. 앞으로 출연 계획도 잡혀 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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