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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코믹하게…스릴러로…색깔은 다르지만 ‘가족애는 하나’

등록 2013-04-14 19:59

송 포 유
송 포 유
‘송 포 유’
칸 영화제 남녀주연상 탔던 배우
동네 합창단서 웃음과 눈물 짜내
명곡에 즐겁고 가족애 회복 뭉클
 
‘테이크 쉘터’
국제비평가협회상 받은 감독 연출
폭풍 망상 사로잡혀 파괴되는 가정
아내 노력으로 극복하는 과정 담아
해마다 5월을 앞두고 극장가에는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진다. 다가오는 ‘가족의 달’을 맞아 개봉하는 영화들이 올해도 여럿, 빤하게 예상되는 통과의례 같은 것들도 적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보석 같은 영화들은 있다.

■ 향기를 주는 음악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송 포 유>(위 사진)는 영화의 향기에 평점을 매길 수 있다면 별 5개 만점을 주고 싶은 영화다. ‘관객보다 먼저 울지 않는다’는 명작들의 공식을 따르며 본질적인 가족애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초긍정 할머니 메리언(버네사 레드그레이브)은 동네 노인들로 구성된 ‘연금술사 합창단’에서 합창 경연을 준비하던 중 암으로 숨진다. 괴팍한 남편 아서(테런스 스탬프)가 합창단에서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 깊은 사랑을 표현하고, 아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음악 영화답게 당대의 명곡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암 판정을 받은 메리언 집 창가에서 합창단 동료들이 불러주는 ‘유 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스티비 원더 곡)는 입가엔 웃음을, 눈가엔 눈물을 자아낸다. 솔트 앤 페퍼의 명곡 ‘레츠 토크 어바웃 섹스’는 조금 낯뜨거운 제목 같지만, 영화 내내 경쾌 발랄한 웃음을 주는 감초 구실을 한다.

나란히 1960년대 칸 영화제 남녀 주연상 출신인 두 주연 노배우는 노래로 관객들의 감정골을 우묵하게 한다. 버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칸 영화제에서 두차례나 여우주연상을 탔고, 테런스 스탬프도 1965년 데뷔작에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탄 명배우로 “감독들이 존경하는 배우”로 꼽힌다.

레드그레이브는 영화에서 신디 로퍼의 명곡 ‘트루 컬러스’로 남편 아서에게 마지막 마음을 전한다. “난 당신의 진정한 색깔을 봐요. 그게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죠.” 스탬프는 ‘굿나잇 마이 에인절’(빌리 조엘 곡)을 노래한다. “잘 자요, 나의 천사, 이제는 눈을 감을 시간이야.” 담백한 노래 두 곡에서 사무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셀린 디옹을 좋아하는 음악팬이라면 신곡 ‘언피니시드 송’이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영화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만큼 일찍 자리를 뜨지 않는 게 좋겠다. 폴 앤드루 윌리엄스 감독이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고도 ‘17살 이하 부모 필수 동반 관람(PG)’ 등급을 원한다고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완고한 아버지와 긴 세월 감정을 풀지 못한 자녀들이 함께 영화를 봤으면 하는 뜻이라고 한다.

테이크 쉘터
테이크 쉘터

■ 따뜻한 감동을 주는 스릴러 <테이크 쉘터>(아래쪽)는 스릴러임에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독특한 가족 영화다. 12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짧지 않은데, 마지막 20분까지 아무 반전도 일어나지 않는 구조도 특이하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폭발할 듯한 긴장감이 유지된다. 제프 니컬스 감독의 연출력이 눈길을 끈다.

성실한 가장인 커티스(마이클 섀넌)는 거대한 폭풍이 밀려오는 악몽에 집착하면서 가족과 직장에서 삶이 파괴돼 간다. 불안을 이기지 못한 그는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집 앞 마당에 대피소를 짓기 시작한다. 청각장애를 가진 딸을 위한 수술 계획도 수포로 돌아간다. 자신한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만한 경제적 형편도 못 된다. “꿈속에서 세상이 끝날 듯한 이상한 폭풍우가 불었어.” 망상에 집착하는 이상행동이 더욱 악화하면서 직장 동료, 이웃, 가족마저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다.

결국 커티스는 완전히 폐쇄된 컨테이너박스에 자신과 아내, 아이를 모두 가둔다. 사회가 안전망 구실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반드시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집착으로 번진 것이다. “세상이 멀쩡하다는 걸 당신이 직접 봐야 해.” 아내 서맨사(제시카 채스테인)는 헌신적인 노력을 거듭한다. 결국 커티스는 스스로를 이겨낸다.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뒤 중산층들이 느끼는 극단적인 심리적 불안감이 영화에 반영됐다. 영화에서도 미국 내 의료보험 문제, 은행권 대출, 환경 문제의 속살을 드러낸다. 커티스가 불안을 극복한 뒤, 복잡하게 꼬인 마지막 반전이 짜릿한 재미를 남긴다.

영화를 연출한 니컬스는 ‘감독의 말’에서 “내가 느끼는 삶의 불안감이 전세계 사람들이 처해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현대인의 불안은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점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니컬스는 두번째 장편인 이번 작품으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며 단숨에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감독이 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클루시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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