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뎁 주연의 미국 서부영화 <론 레인저>
[문화‘랑’]영화
80년전 서부극 리메이크 ‘론 레인저’
조니 뎁 ‘캐리비안…’ 캐릭터 그대로
80년전 서부극 리메이크 ‘론 레인저’
조니 뎁 ‘캐리비안…’ 캐릭터 그대로
‘히요~ 실버! 전미 남녀노소를 열광시킨 정의의 협객, 그 아무도 그의 정체는 모른다!’
1958년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이런 홍보 문구와 함께 미국 서부영화 <론 레인저>가 개봉했다. 백마 ‘실버’를 탄 정체불명의 ‘텍사스 보안관’(클레이턴 무어)이 흰 모자에 검은 마스크를 쓰고 빨간 수건을 목에 두른 채 인디언 조력자 ‘톤토’와 힘을 합쳐 악당들을 물리친다. 이보다 앞선 1933년 라디오 드라마로 첫 방송 된 원작 <론 레인저>는 무려 2956회 분량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텔레비전 영화 시리즈와 만화, 1950년대 들어 두 편의 장편 영화로 제작됐는데 그중 한 편이 단성사에서 개봉한 영화였다. 서부영화의 고전인 이 <론 레인저>는 다시 50여년 뒤 2억5000만달러(2860억원)짜리 대형 영화로 재탄생했다.
4일 개봉한 조니 뎁 주연의 <론 레인저>는 원작들과 달리 마스크를 쓴 ‘론 레인저’(아미 해머) 대신 아메리카 원주민 ‘톤토’(조니 뎁)가 주인공이다. 코만치족인 톤토는 싸구려 시계를 얻기 위해 은광 위치를 알려줬다가 잔혹한 악당 부치(윌리엄 피츠너)한테 자기 부족이 몰살당하는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그는 부치에게 복수하기 위해 머리에 죽은 까마귀를 얹은 ‘악령 사냥꾼’이 된다. 역시 부치에게 보안관이던 형을 잃은 ‘존’은 검은 가죽 마스크를 쓴 ‘론 레인저’가 된다. 이 둘은 힘을 합쳐 악당 부치와 원주민 구역 은광을 독점하려는 사업가 레이텀 콜(톰 윌킨슨)을 물리친다.
<론 레인저>는 할리우드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고어 버빈스키 감독, 배우 조니 뎁이 의기투합해 만든 다섯번째 작품으로 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국내에서만 1100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전작의 ‘잭 스패로 선장’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론 레인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관객이라면 새 영화가 다소 실망스러울 법하다. 특히 주인공들이 <캐리비안의 해적>과 너무 비슷한 점이 아쉽다. 조니 뎁은 ‘잭 스패로와 톤토’의 차이에 대해 “외곬 같고 괴팍하다는 점을 빼고 닮은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지만, 괴상한 외모뿐만 아니라 엉뚱하면서도 신령한 능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인물이란 설정이 꼭 닮았다. 또 ‘론 레인저’와 악당 부치의 모습에서도 <캐리비안의 해적>의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문어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디즈니가 만든 영화답게 명료한 이야기 줄기나 선악 캐릭터는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적당해 보인다. 올해 50살이 된 조니 뎁은 사막에서 펼쳐지는 거친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여전히 매력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250t짜리 열차 세 대를 실제로 만들어 찍은 열차 액션 장면 등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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