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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심의 기준? 그때그때 달라요~

등록 2013-07-11 19:31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
울림과 스밈
셀레나 고메스의 수난?

그가 출연한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25일 개봉)의 포스터 얘기다. 10대 소녀들의 일탈과 방황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됐고 영국 <가디언> 독자가 뽑은 ‘올해 상반기 영화’ 9위에 오를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원래 이 영화의 공식 포스터(위 사진)에선 고메스를 비롯해 버네사 허진스 등 할리우드 최고 신인으로 꼽히는 여배우 넷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여성미를 한껏 강조한다.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위원장 박선이)가 이 포스터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영등위는 <스프링 브레이커스> 포스터에 대해 ‘유해성 있음’ 판정을 내리고 심의를 반려했다. 영등위는 “신체노출이 과다하여 전체관람가로 부적합하다”고 심의 반려 이유를 밝혔다.

포스터의 노출 정도를 보면 국내 아이돌 그룹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등장하는 대형 워터파크 홍보 포스터와 비슷한 수위다. 영화 수입사 ‘누리픽처스’ 쪽은 “외화는 해외 제작사가 주는 원자료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영등위의 기준을 통과할 만한 대체컷이 없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수입사는 원본 포스터에서 여배우들의 목 아래쪽 이미지를 잘라낸 포스터(아래)로 ‘전체 관람가’로 재심의를 받았다.

영등위는 앞서 지난달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 사실상 ‘상영 금지’에 해당하는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김 감독은 결국 문제라고 지적된 21컷을 직접 편집해 잘라내야 했다. 그리고 명문 사립고의 살인사건이란 소재로 교육 현실을 폭로한 <명왕성>(신수원 감독)을 ‘청소년 관람불가’로 분류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뒤 ‘15세 관람가’로 등급을 낮춘 적도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영등위의 ‘고무줄 심의’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공중파 텔레비전 광고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키스 장면’을 영화 포스터에서 볼 수 없는 것도 영등위가 심의에서 모두 걸러내는 탓이다. 빨간 펜에서 빨간 잉크가 나오는 게 ‘피’를 연상시킨다며 제약을 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탓에 영화계에선 “공포영화 예고편이 공포스럽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다”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온다.

홍석재 기자
홍석재 기자
영화계에선 <명왕성>의 심의 변경은 그나마 여론의 힘을 업고 ‘적극적인 저항’이나 해봤으니 괜찮은 편이라고 할 정도다. 중소형 제작·수입사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이고, 영등위에 찍혀봤자 이후에 피해만 더 볼 뿐”이라며 “납작 엎드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영등위의 심사기준이 보수적이거나 엄격하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같은 심의위원이 두 영화에서 비슷한 장면을 심의하면서 서로 다른 판정을 내리는 건 심의 자격을 의심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한 영화 관계자의 말을 영등위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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