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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꽃할배’들의 꽃피던 시절…나도 한땐 ‘엄친아’

등록 2013-09-12 19:51수정 2013-09-12 20:25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꽃보다 할배>의 할아버지 4인방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한테도 한때 ‘꽃’이었던 시절이 있다. 이들은 한국영화의 전성기 1960~70년대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들이다. ‘꽃할배’들의 옛 영화들과 추억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문화‘랑’]영화

이순재와 박근형 ‘엄친아형 주연’
신구와 백일섭 ‘반전있는 배우’
한국영화 전성기 60~70년대 이끈
4인방의 주요작 15편 무료 상영
인기몰이중인 케이블 티브이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아들뻘, 손자뻘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는 네명의 ‘꽃할배’ 이순재(78), 신구(77), 박근형(73), 백일섭(68). 이들이 언제나 할아버지였을 리는 없다. 젊은 시절 당대의 톱스타였던 이들의 전성기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꽃보다 할배의 한국영화 전성기’ 기획전을 마련한 것. 다음달까지 두달 동안 1960~7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들의 주요 영화 중 <초연>(이순재), <설국>(박근형), <파계>(신구), <삼포 가는 길>(백일섭) 등 15편을 선정해 주문형 비디오(VOD)로 무료 상영한다. 모두 당시 한국영화의 대표작들이다.

나도 한때 엄친아

네명의 할아버지 스타들이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들의 매력, 그리고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당시 이들의 모습이 주는 반전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네명 가운데서도 지적이고 우수에 젖은 듯한 이미지의 이순재와 ‘부드러운 남자’ 박근형은 수많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당시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초연>(1966)은 배우 이순재의 영화 데뷔작이자 이후 무려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의 첫 주연작이다. 영화에서 그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 남정임(당시 21살)을 두고 신성일(29살)과 삼각관계에 빠져 갈대밭에서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로 나온다. 31살 시절 그의 젊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지금은 ‘직진 순재’ ‘야동 순재’ 등 별명으로 웃음기 섞인 이미지가 있지만, 젊은 시절 그는 <막차로 온 손님들>(1967), <분례기>(1971) 등 멜로물에서 ‘여배우 트로이카’ 남정임, 윤정희, 문희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 <지하실의 7인>에서는 섹시 아이콘으로 통하던 배우 김혜정이 ‘젊은 성직자’ 역을 맡았던 이순재를 유혹하는 장면이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박근형은 부드러운 미남자의 전형이었다. 이순재와 함께 <지하실의 7인>(1969)에 출연하며 영화로 데뷔했다. 제임스 딘을 닮은 반항적 이미지에 멋진 양복과 중절모를 입은 수사관(<특별수사본부 외팔이 김종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일본 소설을 국내에서 영화화한 <설국>에서 민속학자 상민 역 등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1977년 11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흥행을 기록한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는 무능하지만 마음 따뜻한 아버지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을 뽑았다. 주로 정치·경제 권력을 등에 업은 근엄한 아버지 역할로 그를 보아온 요즘 세대들은 박근형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반전 있는 남자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 문구와 ‘시크 신구’로 통하는 신구는 젊은 시절 영화에선 악역이나 미움 받는 역을 주로 하던 조연배우였다. 2008년 정영배 감독의 <방울토마토>에서 첫 주연을 맡았으니 1962년 배우로 데뷔한 이래 46년간 조연으로 장수했다. <홍의장군>(1973) 같은 영화에서는 ‘애꾸눈’을 한 일본 장수로 나오기도 했고, 70년대 중반 하이틴 영화 시대를 연 <진짜 진짜 잊지 마>(1976)에서는 동생 영수(이덕화)를 반드시 성공시키려는 억척 형으로 등장한다. 김기영 감독의 1974년 작 <파계>에서는 전쟁 고아들을 구하는 파계승 역을 맡아 머리를 삭발하는 혼신의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젠 코믹한 이미지로 굳은 백일섭은 반항적인 눈매에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액션 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7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별들의 고향>(1974·이장호 감독)에서는 ‘착한 경아’를 괴롭히다가 그녀를 술집 접대부로 전락시키는 ‘나쁜 남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삼포 가는 길>(1975·이만희 감독)에서는 과거가 있는 떠돌이 일용직 노동자 ‘영달’ 역으로 술집 작부 ‘백화’와 애틋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울어버리는 멜로 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자료원 누리집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www.kmdb.or.kr/vod)를 통해 볼 수 있다. 문의 (02)3153-2024.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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