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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다양성 영화’로 분류된 이유가 궁금해

등록 2013-10-03 20:40

[문화 콕콕] ‘우리 선희’ ‘일대종사’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운영하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www.kobis.or.kr)을 보면 본격 상업영화와 별개로 ‘다양성 영화’ 부문 흥행 집계가 따로 있습니다. 상업영화와 견줘 상대적으로 관객들과 접촉하기 어려운 작고, 약한 영화들을 배려하는 대목입니다.

그럼 ‘다양성 영화’란 뭘까요? 영진위 누리집을 보면 ‘다양성 영화’라는 말에 대해 “비평적으로 소통되어 온 모호하고 질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사전적 정의는 분명하지 않다”고 단서를 답니다. 영진위 쪽은 대신 “극장에서 쉽게 관람할 수 있는 주류 영화가 아니면서 다양한 국적·장르·저예산 등 소수성을 표방하는 범주”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별 점유율 1% 미만 국가의 영화, 일부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단편·실험영화 등의 형식을 가진 영화를 포함한다고 합니다.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지난달부터 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가 ‘다양성 영화’ 선두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이 부문 흥행을 주도했습니다. 홍 감독은 꽤 대중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감독인데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노개런티’로 나왔다 뿐이지 실제는 유명 스타들인 정유미, 이선균, 김상중, 정재영 등입니다. 영화의 내용이나 형식이 실험적이거나 길이가 짧은 단편영화도 아닙니다. <우리 선희>와 함께 이 부문 상위권을 형성해 온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도 비슷합니다. 유명 감독인 왕자웨이의 연출에 량차오웨이(양조위), 장쯔이 같은 톱스타들과 비중이 적지만 송혜교도 출연하는 영화입니다.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한국돈으로 5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차트에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잔잔한 성장기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이나 파킨슨병에 걸린 첼리스트 피터의 이야기를 담은 <마지막 4중주> 같은 영화들과 경쟁하기에 어딘가 ‘격’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다양성영화’에 대한 분류는 수입·제작사가 먼저 요청을 하고, 영진위가 심사를 거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대개 받아준다고 합니다. ‘진짜 다양성 영화’들이 그나마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되는 다양성부문 ‘1·2위’ 자리를 놓고 이런 영화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섭섭하게 다가옵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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