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르>는 할리우드의 주력 장르인 ‘슈퍼히어로’ 영화의 전형이다.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에스에프 대작이면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해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앤서니 홉킨스·톰 히들스턴·크리스토퍼 에클스턴 등
영국 배우들, 완성도 높여…한국에서 세계 첫 개봉
영국 배우들, 완성도 높여…한국에서 세계 첫 개봉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는 초능력자들이 대결하는 액션 장면에 막대한 물량을 쏟아붓는다. 압도적 스케일, 현란한 볼거리, 절대무기 같은 것들을 앞세우기에 연기력보다 근육질을 앞세운 배우들이 주로 등장하는 영화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요즘에는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지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영국 출신 연기파 배우들을 대거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이나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 헨리 카빌, <스파이더맨 4>의 앤드루 가필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마이클 파스벤더 등은 모두 영국에서 연기수업을 쌓은 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역할을 하고 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맨 3>에서 악당 만다린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벤 킹즐리를 두고 “영국 배우는 고도의 연기 수업을 받거나 타고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킹즐리는 이번 영화를 위해 영국에서 공수한 비밀병기”라고 극찬한 적도 있다.
30일 개봉한 <토르: 다크 월드>도 이른바 ‘마블 캐릭터 군단’ 영화로 우주를 넘나드는 대형 에스에프 장르지만, 곳곳에 포진한 영국 출신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에 드라마적인 재미를 더한다. 특히 ‘토르’의 동생이자 악역 로키 역으로 전작에서 단연 주목받았던 톰 히들스턴은 이번 후속편에서도 야심을 채우기 위해 배신하면서도 가족을 지키려 헌신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절묘하게 연기한다. 토르의 아버지이자 아스가르드 왕국의 왕 ‘오딘’ 역에도 영국 연기파 배우의 대표 격인 앤서니 홉킨스가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치고, 역시 영국 연극계에서 연기력을 다진 크리스토퍼 에클스턴이 어둠의 종족 ‘다크 엘프’의 악당 두목 말레키스 역을 맡았다.
<토르: 다크 월드>는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우주를 지배할 힘의 원천 ‘에테르’를 가지려는 ‘다크 엘프’의 대장 말레키스를 저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전편 격인 <어벤져스>에서 지구를 침공한 벌로 지하감옥에 갇힌 로키가 가족의 복수와 권력욕 사이에서 헌신과 배신을 오가며 반전을 거듭한다.
북미지역에서 7일 개봉에 앞서 한국에서 세계 첫 개봉을 했다. 30일 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가 최근 “극장체인 씨지브이(CGV)가 국외 배급사에 대한 부율을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조정하겠다며 협의도 없이 일방 통보해왔는데 이를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며 개봉을 거부하고 있어 31일 현재 씨지브이에서는 <토르>가 상영되지 않는 등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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