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집으로…’ 2년만에 복귀
“대본 계속 보면서 나 자신 괴롭혀” 한국영화에서 여배우 한 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는 찾기 어렵다. 연기력이 충분해도 관객을 불러 모으는 ‘티켓 파워’를 가진 여배우는 드문 탓이다. 하지만 전도연(40·사진)은 예외다. 2년 만의 복귀작 <집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전도연의 영화’다. 영화가 개봉한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2년 공백을 거치면서 ‘혹시 다시 영화를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생기던 와중에 이 영화를 만났다”며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모처럼 영화에 복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영화가 개봉하니까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웃었다. “시사회로 영화를 본 이들이 울먹이면서 전화를 줬는데, 완전한 고립 속에서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겪는 주인공으로 관객들의 공감은 이끌어낸 것 같다”고 스스로 평했다. 영화는 2004년 프랑스 오를리공항에서 마약범 취급을 받아 가족과 헤어진 채 2년간 프랑스 외딴섬의 감옥 등에서 구금 생활을 한 ‘장미정씨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어린 딸과 남편을 둔 평범한 주부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비극적인 고통을 겪는 ‘송정연’은,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잘 어울리는 역이다. 영화에서도 “역시 전도연”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한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완전한 고립에서 생기는 고통이 2년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차이가 생기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촬영 때마다 긴장하고, 스스로 연기를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면서 촬영에 임했죠.” 그는 “대본을 한번도 손에서 놔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낱장으로 다 찢겨 나갈 만큼 보고 또 보면서 나 자신을 괴롭혔다”고도 했다. 아직 소녀처럼 앳된 얼굴이지만 어느새 마흔살이 됐다. “한살 한살 더 먹으면서 얼굴에도 변화가 생기고 생각도 달라지잖아요? 그래서인지 이전과 달리 한발짝 더 물러나는 절제된 연기를 하는 것 같은 변화를 느껴요.” 요즘 그는 내년 개봉할 영화 <협녀>를 찍는 중이다. 초절정 내공을 지니고 고려 무신시대 민란을 주도한 검객 ‘설랑’ 역을 맡았다. “흉내만 내는 연기를 하지 않기 위해서” 뜨거웠던 지난여름 내내 와이어를 타고 검술을 연마했다고 한다. ‘전도연’이란 배우를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냐고 묻자 그는 “2년간의 공백이 내 안에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려주는 시간이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대본 계속 보면서 나 자신 괴롭혀” 한국영화에서 여배우 한 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는 찾기 어렵다. 연기력이 충분해도 관객을 불러 모으는 ‘티켓 파워’를 가진 여배우는 드문 탓이다. 하지만 전도연(40·사진)은 예외다. 2년 만의 복귀작 <집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전도연의 영화’다. 영화가 개봉한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2년 공백을 거치면서 ‘혹시 다시 영화를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생기던 와중에 이 영화를 만났다”며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모처럼 영화에 복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영화가 개봉하니까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웃었다. “시사회로 영화를 본 이들이 울먹이면서 전화를 줬는데, 완전한 고립 속에서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겪는 주인공으로 관객들의 공감은 이끌어낸 것 같다”고 스스로 평했다. 영화는 2004년 프랑스 오를리공항에서 마약범 취급을 받아 가족과 헤어진 채 2년간 프랑스 외딴섬의 감옥 등에서 구금 생활을 한 ‘장미정씨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어린 딸과 남편을 둔 평범한 주부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비극적인 고통을 겪는 ‘송정연’은,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잘 어울리는 역이다. 영화에서도 “역시 전도연”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한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완전한 고립에서 생기는 고통이 2년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차이가 생기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촬영 때마다 긴장하고, 스스로 연기를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면서 촬영에 임했죠.” 그는 “대본을 한번도 손에서 놔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낱장으로 다 찢겨 나갈 만큼 보고 또 보면서 나 자신을 괴롭혔다”고도 했다. 아직 소녀처럼 앳된 얼굴이지만 어느새 마흔살이 됐다. “한살 한살 더 먹으면서 얼굴에도 변화가 생기고 생각도 달라지잖아요? 그래서인지 이전과 달리 한발짝 더 물러나는 절제된 연기를 하는 것 같은 변화를 느껴요.” 요즘 그는 내년 개봉할 영화 <협녀>를 찍는 중이다. 초절정 내공을 지니고 고려 무신시대 민란을 주도한 검객 ‘설랑’ 역을 맡았다. “흉내만 내는 연기를 하지 않기 위해서” 뜨거웠던 지난여름 내내 와이어를 타고 검술을 연마했다고 한다. ‘전도연’이란 배우를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냐고 묻자 그는 “2년간의 공백이 내 안에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려주는 시간이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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