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 워너브라더스 부율 갈등…CGV·롯데에 배급 거부
12일 개봉하는 외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가 서울 지역 대다수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국내에 <호빗…>을 배급하는 워너브라더스코리아가 최근 ‘외화 부율’(극장과 배급사 사이의 입장권 수익 분배 비율)을 기존보다 10% 낮게 조정한다는 씨지브이(CGV)와 롯데시네마의 방침에 반발해 영화 배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씨지브이는 11일 누리집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코리아가 서울 지역에서만 높은 배급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개봉 직전 <호빗…>의 서울 지역 영화 배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도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그동안 서울 지역에서만 외화배급료가 유독 높게 책정돼 온 관행을 계속 유지하라며 개봉 직전 일부 극장에 영화를 배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고 했다. 당장 롯데시네마 서울 지역 16개 극장에서 <호빗…>을 상영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 극장은 최근 한국 영화에 대한 부율을 55 대 45로 투자·배급사 쪽에 유리하게 5% 인상한 뒤, “한국 영화와 외화 간 형평성을 맞추겠다”며 외화 배급사들한테 외화 부율을 기존 ‘60 대 40’에서 ‘50 대 50’으로 조정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도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코리아가 이런 방침에 맞서 <토르: 다크월드>의 배급을 거부하다 내부 합의를 거쳐 일주일 만에 상영을 개시한 일이 있다.
이에 대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쪽은 “배급을 거절했다는 극장 쪽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일방적인 ‘부율 하향 조정’ 통보를 받은 뒤,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서울 지역 멀티플렉스 상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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