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2013 마지막 프로포즈’, ‘씨네 아이콘’
‘작지만 좋은’ 다양성 영화들
극장서 재상영, 관객과 만나
극장서 재상영, 관객과 만나
올해 국내 영화계가 관객 2억명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다양성 영화한테는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24일 현재 올해 다양성 영화 관객은 309만명으로 지난해(381만명)보다 72만명, 2011년(466만명)과 견줘서는 150만명 이상 줄었다.
대작 영화들이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작지만 좋은 영화들’이 제대로 된 상영기회를 얻지 못한 탓이 크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올해 주목받았던 다양성 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영화관 ‘씨네코드 선재’는 지난 20일부터 올해 개봉된 다양성 영화 가운데 놓치기 아쉬운 명작들을 3주에 걸쳐 재상영하는 ‘2013 마지막 프로포즈’(사진 왼쪽)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개봉해 올해 다양성 영화 흥행 1위(18만명)에 오른 우디 앨런 감독의 <로마 위드 러브>를 비롯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12만6400명), <마지막 4중주>(10만7000명), <일대종사>(10만1000명) 등 흥행 상위권을 차지하며 작품성이나 재미가 검증된 영화들 대부분이 포함됐다.
한국영화로는 제주 4·3 사건을 극사실적으로 다뤄 14만 관객을 모았던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고 민용근 감독 등 4명이 연출한 옴니버스 인권영화 <어떤 시선>, 홍상수 감독 특유의 ‘생활의 발견형’ 연출이 돋보이는 <우리 선희>가 상영된다. 지난 13일 간암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고 이성규 감독의 데뷔작 <오래된 인력거>(2011)와 유작 <시바, 인생을 던져>도 고인의 사후 상영작으로 추가돼 의미를 더했다.
‘씨네코드 선재’의 이선희 프로그래머는 “작품성과 재미를 두루 갖췄으면서도 상영 기간이 짧아서 관객들한테 아쉬움을 남겼던 영화들과 한해의 끄트머리에서 다시 만나는 기회를 마련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들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홍대 인근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에서는 27일부터 열흘간 올해 다양성 영화에서 빛났던 배우를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하는 ‘씨네 아이콘’(오른쪽)전이 열인다. 정은채(<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류혜영(<잉투기>), 이준(<배우는 배우다>) 등 신인 배우들의 연기 뿐 아니라 ‘올해의 아이콘’ 섹션에서는 정유미·이선균·정재영(<우리 선희>), 마리옹 꼬띠아르(<러스트 앤 본>), 마이클 더글라스(<쇼를 사랑한 남자>) 등 국내외 연기파 배우들의 정상급 연기를 다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영화 <토르> 시리즈로 인기가 높은 연기파 배우 톰 히들스턴이 짐 자무쉬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1월9일 개봉)와 세계적인 영화잡지 <필름코멘트>에서 영화 <그래비티>를 제치고 ‘2013년 최고의 영화’로 꼽힌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1월29일) 처럼 새해 개봉을 앞둔 명작들을 미리 만나볼 수도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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