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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40대, 욕망해도 괜찮아

등록 2014-01-29 18:09수정 2014-01-29 20:23

영화 <관능의 법칙>은 ‘지금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경쾌하게 다뤘다. 국내 대표적인 40대 연기파 배우 문소리, 엄정화, 조민수가 출연해 농익은 연기와 걸쭉한 입담 대결을 펼친다.  명필름 제공
영화 <관능의 법칙>은 ‘지금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경쾌하게 다뤘다. 국내 대표적인 40대 연기파 배우 문소리, 엄정화, 조민수가 출연해 농익은 연기와 걸쭉한 입담 대결을 펼친다. 명필름 제공
영화 ‘관능의 법칙’

중년 싱글맘·주부·골드미스의
거침없는 사랑과 욕망 이야기

최고 여배우들의 걸쭉한 입담
지나치지 않은 노출 ‘깨알 재미’
30대에 뜨겁던 열정이 몇살 차이로 ‘40대’ 꼬리표가 붙자마자 갑자기 식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년 여성들의 욕망은 흔히 자연스런 ‘욕구’가 아니라 ‘욕심’으로 취급된다. 또래 남성이나 더 어린 여성들과 달리 ‘나이 든 여성’의 욕망은 넘봐선 안될 것을 바라는 노욕처럼 비치는 경우가 많다.

영화 <관능의 법칙>(2월13일 개봉)에서 중년의 세 친구 해영(조민수), 미영(문소리), 신혜(엄정화)가 “우리 나이에 무슨…”이란 말을 수시로 내뱉는 것도 이런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수식어 같은 것이다. 그러나 40대가 강렬한 로맨스를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을, 오히려 이 나이대가 아니면 지닐 수 없는 관능적인 매력도 지니고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세 친구는 “그래도 우리가 우아한 맛은 있지”, “맞아, 우린 농염해”라고 맞장구를 주고받는다.

다 큰 딸을 둔 해영은 늦깎이 연애를 시작한 싱글맘이다. 소녀처럼 수줍어하지만 “내 혀도 음식 간 보는 것 말고 다른 것 좀 맛보고 살면 안되냐”며 남자친구 성재(이경영)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미영은 남편 재호(이성민)를 상대로 성적 욕구를 거침없이 해소하는 도발적인 주부다. 몰래 비아그라를 먹는 남편한테 “인삼으로 깍두기를 담아서라도 잘하게 해 줄게”라며 다독이거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약한 마음을 버리라”며 사랑받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잘 나가는 방송사 부장 프로듀서인 신혜는 외주 제작사의 조카뻘 신참 프로듀서 현승(이재윤)과 사랑에 빠진다. “어린애 아니냐”는 주변의 비아냥에 신혜는 “애는 맞지만 내가 낳은 애는 아니지 않냐”며 당당히 맞선다.

영화는 뜨거운 사랑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40대 싱글맘, 주부, 골드미스의 모습을 유쾌하고 거침없이 보여준다. 국내 최고의 40대 여배우 세 명이 벌이는 연기 대결이 볼 만하다. 이들은 “우리 나이는 오르가슴보다 암이 더 어울리는 나이잖아”, “이제는 누가 따라오면 좋다고 오는 게 아니라 퍽치기라니까”라는 걸쭉한 입담도 쏟아낸다. 영화가 성과 관련된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만큼 각 커플들이 벌이는 목욕탕 마사지, 사무실 정사, 발기 부전 부부 치료 등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장면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의 노출이 부담스럽지 않은 재미를 준다. 여배우들과 짝을 이룬 이경영, 이성민, 이재윤의 연기도 일품이다.

이수아 작가가 쓴 시나리오는 지난 2012년 ‘1400대 1’ 경쟁률을 뚫고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이 작가는 “나이가 들어도 열정과 로맨스의 대상이 되고 싶은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추억만 하지 말고, 지금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30대 싱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싱글즈>(2003)로 여성 심리를 경쾌한 방식으로 다뤄온 권칠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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