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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나는 인간이다” 영화 ‘로보캅 2014’

등록 2014-02-10 17:29수정 2014-02-10 17:30

1980년대 대표적 에스에프 영화였던 ‘로보캅’이 브라질 출신의 명감독 호세 파딜라의 리메이크 작으로 돌아왔다. ‘기계의 몸을 빌린 인간’을 소재로 더 묵직해진 철학적 이야기를 담았고, 한결 세련된 장비를 더해 볼거리도 많아졌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1980년대 대표적 에스에프 영화였던 ‘로보캅’이 브라질 출신의 명감독 호세 파딜라의 리메이크 작으로 돌아왔다. ‘기계의 몸을 빌린 인간’을 소재로 더 묵직해진 철학적 이야기를 담았고, 한결 세련된 장비를 더해 볼거리도 많아졌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베를린 황금곰상 호세 파딜라 감독
27년만에 로보캅 리메이크해 개봉
초능력에 대한 동경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신화 속 ‘반인반수’처럼 인간과 별종을 섞는 ‘이종교배’로 두 능력을 함께 지니는 존재는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동경하는 상상의 결과물이다.

영화에선 이런 특별한 존재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고, 특히 인간과 기계가 한 몸에 뒤섞여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한다. 2000년대에도 <바이센테니얼맨>(2000), <에이 아이>(A.I.·2001), <공각기동대>(2002)처럼 인간적 감수성을 지니고 고뇌하는 ‘기계인간’이 선보였다. 인간이 기계 수트를 입고 로봇처럼 힘을 발휘하는 <아이언 맨>(2008)도 대표적이다.

1987년 개봉한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로보캅>은 ‘인간 두뇌-로봇 신체’를 결합한 이런 존재를 그린 명작으로 꼽힌다. 버호벤 감독은 두뇌와 심장만 살아남은 디트로이트 경찰청 강력계 형사 ‘머피’(피터 웰러)에게 기계 몸을 달아 ‘반인간-반로봇’ 경찰 ‘로보캅’을 만들었다. 영화는 로보캅이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수트의 기계적 통제에서 벗어나 인간적 감성을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첨단 기계 수트와 경찰 자동차, 테이저건으로 무장한 로보캅이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며 벌이는 화려한 액션에 관객들은 열광했고, ‘기계 인간의 감성적 고뇌’라는 철학적 주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13일 개봉하는 <로보캅 2014>는 이 80년대의 명작을 27년 간극을 두고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 사이 ‘로보캅 시리즈’가 두편 더 나왔지만, 감독과 배우 등이 바뀌면서 허술한 스토리와 영상으로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는 200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엘리트 스쿼드>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브라질 출신 명감독 호세 파딜라가 연출을 맡았다.

2028년, 형사 머피(조엘 킨나만)가 범죄 현장에서 오른손과 뇌, 심장기능을 제외한 신체 대부분을 잃는다. 때마침 로봇 테크놀로지 기업 옴니코프사가 ‘기계 경찰’을 만들었다가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자, 머피의 뇌와 심장을 기계의 몸에 넣어 인간적 감수성을 지닌 ‘로보캅’을 탄생시킨다. 옴니코프사는 첨단 과학을 동원해 그를 살인 기계로 만들려 하지만, 로보캅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연민, 공감을 느끼는 ‘머피’로 돌아오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1980년대 대표적 에스에프 영화였던 ‘로보캅’이 브라질 출신의 명감독 호세 파딜라의 리메이크 작으로 돌아왔다. ‘기계의 몸을 빌린 인간’을 소재로 더 묵직해진 철학적 이야기를 담았고, 한결 세련된 장비를 더해 볼거리도 많아졌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1980년대 대표적 에스에프 영화였던 ‘로보캅’이 브라질 출신의 명감독 호세 파딜라의 리메이크 작으로 돌아왔다. ‘기계의 몸을 빌린 인간’을 소재로 더 묵직해진 철학적 이야기를 담았고, 한결 세련된 장비를 더해 볼거리도 많아졌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원작이 나온 지 한 세대가 흘렀지만, 줄거리와 등장인물, 로봇 장비 등에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아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원작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치안을 위해 인간적 감수성을 배제하려는 국가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거나, 기계의 몸을 가진 머피가 인간으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데 더 무게를 둔 파디야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원작과 또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로보캅이 유일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인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고, 차가운 철판으로 된 남편의 품에 안기는 아내 클라라(애비 코니쉬)의 모습이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로보캅의 장비들은 원작보다 더 세련되게 진화했다. 로보캅의 상징인 은색 수트가 검은색으로 변했고, 로보캅이 타던 경찰차가 ‘포드 타우루스 1세대’에서 오토바이 ‘가와사키 1000’를 개조한 로보캅 바이크로 바뀌었다. 로보캅과 일전을 벌이는 보병형 로봇군인 이엠(EM)-209의 등장도 신선하다. 원작에서 부상 뒤 남아있던 한쪽 팔을 “수술을 위해 잘라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이번 편에서는 오른손을 살려 악당과의 결투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하게 했다. 원작에서 명대사로 꼽히던 “죽든 살든 나랑 같이 간다”, “내 이름은 머피” 등도 역시 시대상황이나 새 영화의 전개에 맞게 일부가 수정됐다.

반면 원작 <로보캅>에서 인기 아이템이었던 허벅지 장전 고성능 테이저건과 팔에 달린 권총은 그대로 살렸다. 또 로보캅과 맞대결을 벌이던 타워형 공격머신 이디(ED)-209도 구형 치안로봇으로 등장한다. 게리 올드먼이 로보캅을 탄생시키는 천재 과학자 데넷 노튼으로 나오고, 마이클 키튼과 사무엘 잭슨 등 명배우들이 출연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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