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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조난자들, 공포와 긴장 그리고 막판의 반전

등록 2014-02-20 19:41

숨 막힐 듯한 긴장감과 뒤통수 치는 반전의 재미를 보여주는 노영석 감독의 신작 <조난자들>. 제작비 3억원짜리 작은 영화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숨 막힐 듯한 긴장감과 뒤통수 치는 반전의 재미를 보여주는 노영석 감독의 신작 <조난자들>. 제작비 3억원짜리 작은 영화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낮술’ 노영석 감독의 스릴러
산속 펜션 연쇄살인사건 추적
작년 하와이영화제 대상 수상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설명한 ‘서스펜스 스릴러’는 요약하면 이렇다. 영화에서 탁자 밑 시한폭탄의 존재를 모르는 네 사람이 느긋하게 포커를 치고 있다. 앞서 누군가가 폭탄을 설치한 장면을 본 관객들은 조바심을 낸다. 폭탄이 터지기 직전 포커가 끝나 관객들이 안도하는 순간, 한 명이 “여기서 차나 한잔 할까”라고 말하면 관객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는 것이다.

서스펜스 영화의 재미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에 달렸다. 그래서 ‘작은 영화’들에서 장르의 매력이 더 드러나기도 한다. 작은 영화들도 큰 영화들과 승부를 겨뤄볼 만한 장르다.

노영석 감독의 <조난자들>(3월6일 개봉)은 이런 서스펜스 스릴러의 미덕을 잘 살린 영화다. 깊은 산속 인적 드문 펜션, 폭설로 인한 고립, 의문의 살인사건 같은 전통적인 서스펜스 스릴러의 소재들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누군지 예측 못하게 하는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했다. 제작비가 3억원에 불과하지만 폭발할 듯한 긴장감과 퍼즐을 꿰맞추며 범인을 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난자들>들의 한 장면.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난자들>들의 한 장면.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시나리오 작가 상진(전석호)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홀로 깊은 산속 펜션을 찾는다. 인적 드문 시골 동네에서 상진이 처음 만난 사람은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학수(오태경). 그는 어딘가 불안하게 만드는 과잉 친절을 베풀더니 굳이 “펜션에 한번 가면 안 되냐”고 거듭 묻는다. 펜션에 묵던 다른 여행객들이 잇따라 주검으로 발견되고, 때를 맞춰 재등장한 학수가 “내가 죽인 거 아니라니까”라고 주장하면서 상진은 혼돈에 빠진다. 범인으로 의심했던 인물들이 차례로 숨지고, 상진은 공포에 떨며 범인을 찾아나선다.

영화는 주인공 상진의 시선을 따라가지만, 곳곳에 상진이 보지 못한 장면을 관객들한테만 보여주면서 서스펜스 효과를 극대화했다. 마지막 5분을 보기까지 살인사건의 진범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 깜짝 반전도 재미를 더한다.

제작비 1070만원짜리 영화 <낮술>(2009)로 30여개 국외 영화제에 초청받고, 미국 현지 개봉까지 이뤄내 화제를 모았던 노영석 감독이 각본, 음악, 연출, 제작 등 1인 4역을 맡았다. 인기 연극 <인디아 블로그>로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배우 전석호가 주인공 상진 역을 맡았다. 노 감독은 “꾸밈없는 연기로 연극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던 배우로, 스크린에서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어서 오히려 관객들이 더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에서 어린 오달수(최민식)를 연기한 오태경이 학수 역으로, <베를린>, <관능의 법칙>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온 최무성이 의뭉스러운 경찰 역으로 연기 내공을 과시한다. <조난자들>은 지난해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탔고, 토론토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도 초청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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