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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돌아온 ‘300’ 전사, 붉은 기운 휘도는 해양 전투 압권

등록 2014-03-06 19:51수정 2014-03-07 11:07

<300: 제국의 부활>에는 전작에서 스파르타 전사 300명이 보여준 강철 같은 근육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편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미가 여전하고, 아테네와 페르시아 함선이 벌이는 해양 전투 장면이 압권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300: 제국의 부활>에는 전작에서 스파르타 전사 300명이 보여준 강철 같은 근육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편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미가 여전하고, 아테네와 페르시아 함선이 벌이는 해양 전투 장면이 압권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문화‘랑’] 영화
7년 만의 속편 ‘제국의 부활’
전편의 스파르타 전사 대신
아테네 시민 내세워 주제 강화
‘50척 대 5000척’ 살라미스 해전
잔혹하지만 강렬한 영상미 여전
‘집단영웅’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때로 여느 슈퍼히어로물보다 강렬한 인상을 준다. 집단영웅은 대개 ‘평범한 능력의 사람들’이 떼를 이뤄 불의에 맞서기 때문에, 영화 <어벤저스>처럼 슈퍼히어로들이 뭉친 ‘영웅집단’과는 또다른 모습을 띤다.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이 자칫 유치찬란하게 보일 수 있는 반면, 이들은 이른바 ‘많은 사람들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리얼리티를 앞세워 오락적 재미를 뛰어넘는 짜릿함을 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300>(2007)은 이런 집단영웅을 전면에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둔 영화다. 이 영화는 기원전 480년, 수십만명의 페르시아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하자 그리스 도시국가 가운데 하나인 스파르타에서 왕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와 300명에 불과한 정예용사들이 죽음을 불사한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으로 전형적인 집단영웅의 활약을 그렸다.

7년 만에 나온 후속편 <300: 제국의 부활>(6일 개봉)은 멕시코 혁명가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는 명언을 주인공 테미스토클레스(설리번 스테이플턴)의 대사로 끌어들인다. 영화는 1910년대 멕시코 혁명 당시 사파타와 함께 ‘농민군’을 결성해 전투를 벌인 농민 집단(인디오)의 영웅적 활약을 연상시키듯 아테네 시민들을 내세워 전편보다 한결 강화된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300: 제국의 부활>은 전작에서 주인공이던 스파르타 전사들이 테르모필레 전쟁에서 모두 사망하자, 속편을 위해 같은 시기 바다에서 페르시아 대군에 맞선 아테네 해군 쪽으로 눈을 돌렸다. 전편에서 강철 같은 근육을 지닌 스파르타 전사들이 전투에 나선 것과 달리 이번엔 농민, 제빵사, 시인, 조각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전쟁에 나선다. 이들을 이끄는 것은 10여년 전 마라톤 전투에서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를 죽이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 장군이다. 이들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듯 50여척에 불과한 함선으로 페르시아 함선 5000여척에 맞선다.

노골적인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답게 러닝타임 102분 내내 핏빛 붉은 기운이 스크린을 감싼다. 영화가 잔혹하고 어둡지만, 성인 관객층을 상대하는 장점을 극대화한 전투 액션이 폭발할 듯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전작 역시 ‘청소년 관람 불가’(미국에선 R등급) 등급이었는데도, 당시 전세계에서 4억달러(4270억원)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나는 관대하다” 등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들이 패러디되면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는 기록적인 292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300: 제국의 부활>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300: 제국의 부활>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3디(D) 영상을 접목해 엄청난 속도감과 묵직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전투 장면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특히 육해공을 배경으로 한 영화 가운데 가장 제작이 어렵다는 해양 전투 장면은 압권이다. 세차례 해양 전투 가운데, 아테네 해군이 남은 6척으로 수천여척의 페르시아 해군 함선에 둘러싸여 최후의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영화는 크세르크세스가 잔혹한 폭군으로 변하게 된 과정 등 전작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대목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구실도 한다.

전작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체인과 피어싱으로 치장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페르시아 신왕 크세르크세스(로드리고 산토로)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엔 교활하고 피에 굶주린 페르시아 제국 최고의 여전사 아르테미시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던 페르시아 해군을 여성 지휘관이 이끈다는 설정이 매력을 더한다. 영화 <다크 섀도우>, <몽상가들> 등에 출연한 배우 에바 그린이 ‘잔혹한 매력’을 지닌 아르테미시아를 연기했다.

“오늘 우리는 죽지 않는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둬라.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등 대사를 남긴 전작에 이어 이번엔 “자유의 여신은 그들의 수호자로 당신을 택했다”, “오늘만큼은 죽지 말라” 같은 대사들이 화제가 될 듯하다.

전작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이 제작과 공동 각본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노암 머로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머로 감독은 장편영화 연출 경력이 2008년 개봉한 <스마트 피플>뿐이지만, 칸 국제광고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베테랑 광고감독 출신답게 감각적인 영상미를 과시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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