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은 1970년대 포크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 실존인물과 가상인물을 조합해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주의 잉여싸롱
잉여싸롱 영화 ‘쎄시봉’ 편
1960~70년대 통기타 문화를 상징하는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소재로 한 영화 <쎄시봉>이 지난 5일 개봉했다. 그 시절 그 공간을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재현한 점이나 실존인물과 배우의 놀라운 싱크로율, 배우들이 직접 부른 노래 실력 등이 좋은 평가를 받지만, 한편으론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주 잉여싸롱에서는 <쎄시봉>을 주제로 수다를 떨어봤다.
김선영: <쎄시봉>은 흔히 1960~70년대의 <건축학개론>이라 불리는데 흥미롭게도 두 작품이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데서도 공통점이 보인다.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여성들에게 일종의 징벌적 결말을 선사한다는 점인데, 남성 중심 멜로의 무의식적 한계로 느껴진다. 민자영이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더 아쉬운 부분이었다.
서정민: 대중음악 기자를 오래 해서인지 몰라도 말로만 전해 듣던 쎄시봉 시절을 실제로 본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았다. 어떻게 생긴 공간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이 상당했다. 완벽한 음악영화라고 하긴 힘들지만,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잘 활용한 재밌는 상업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승한: 감독의 남자 주인공들은 늘 사랑 앞에 바보가 되는 인물들이었지만, 그렇다고 뻔하지는 않았다. 감독이 그들의 이기적인 면모, 못난 구석, 바보 같은 실수들을 감추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려냈기 때문이다. <쎄시봉>은 다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두 드리’고 껍데기만 남은 남자의 신화적 순애보라니. 과거를 다루는 작품이라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까지 구식일 필요는 없었을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