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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괴성소년’ 천사 만들기 프로젝트

등록 2015-05-05 19:32

마음까지 따스해지는 작은 영화
‘모두의 천사…’ 장애아들 위해
주민들에 착한 거짓말 하는 아빠
아우슈비츠수용소 겪은 여성 셋
15년만의 재회 그린 ‘투 라이프’
<모두의 천사 가디>의 한 장면.
<모두의 천사 가디>의 한 장면.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위던)의 기세가 무섭다. 개봉 13일 만인 5일 누적 관객수가 800만명을 넘어섰고, 노동절에서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동안 극장가를 장악했다. 어벤져스로 ‘획일화’된 극장가에 ‘작고 예쁜 영화’들이 찾아온다. 화려한 액션이나 웅장한 이야기를 뽐내지는 않지만, 따사롭게 내리쬐는 봄볕처럼 입가에 미소를 남기는 영화들이다.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은 작품들이다.

<모두의 천사 가디>(감독 아민 도라)는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레바논 영화다. 중동이라고 하면 정치적 갈등, 폭력 사태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장면을 담아낸다.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지만, 햇살이 가득 드리운 밝은 영화다.

중동 지역 작은 마을의 음악교사 ‘레바’(조르주 카바즈)는 아름다운 첫사랑 연인 ‘라라’(라라 레인)와 결혼해 예쁜 아들 ‘가디’를 얻었다. 하지만, 장애를 갖고 태어난 가디는 매일 집 발코니에 앉아 거리를 향해 괴성을 지른다. 참다못한 이웃들은 가디를 ‘악마’로 부르면서 아이를 보호시설로 보내라고 윽박지른다. 레바는 주민들에게 “사실은 아이가 천사”라고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실제처럼 꾸미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다음부터 영화는 재미를 더한다. 아빠 레바의 노력으로 마을 사람들은 점점 가디를 진짜 천사라고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마을 전체가 행복해진다. 주민들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 속에서 관객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순박함을 떠올릴 것이다. 마지막 장면, 레바가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노교사가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의 출생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는 대목은 진한 감동을 준다. 단순히 장애의 문제만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훌륭한 금언이다. 영화에서 가디 역을 맡은 11살의 에마누엘 카이랄라는 실제 자폐를 갖고 있다고 한다. 7일 개봉.

<투 라이프>의 한 장면.
<투 라이프>의 한 장면.
<투 라이프>(To Life·감독 장자크 질베르만)는 세 여자의 재회가 뼈대를 이루는 프랑스 영화다. 이들의 만남을 보며 관객은 같이 기뻐하고, 삶에서 진정한 위로란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한다.

‘엘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파리로 돌아온다. 수용소에서 친자매처럼 서로 의지했지만 행군 도중 헤어졌던 ‘릴리’와 ‘로즈’를 계속 찾는다. 그리고 15년 만에 겨우 연락이 닿았고, 프랑스 해변도시에서 재회한다. 서로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뜨겁게 껴안는다.

영화가 여기서 끝났다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여느 영화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세 사람은 생사를 함께한 사이였음에도,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한다. 각자 성격도 다르고 지난 15년 동안 너무 다르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 사람 모두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세 사람은 상대편 마음속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준다.

수용소 출신이라는 점을 잠시 접어두더라도, 영화는 관객들한테 ‘삶이란 그래도 살 만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30~40대 여성 관객들은 더 깊이 공감할 듯하다. 엘렌으로 연기한 쥘리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영화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딸이다. 감독은 자신의 어머니가 실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7일 개봉.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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