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 맞은 사극의 모든 것
왼쪽부터 영화 <최종병기 활>, <명량>, <관상>, <순수의 시대>, <해적>, <간신>.
‘명량’ 150억 등 높은 제작비 탓에
‘한국영화 잘나갈 때’ 주로 나와 빈번히 쓰이는 시대배경은 언제?
친숙하고 고증 쉬운 조선시대
전쟁·민란으로 혼란한 ‘난세’ 많아 사극영화에도 유행이 있을까?
60년대 ‘정통사극’ 80년대 ‘에로사극’
최근 들어 ‘팩션사극’ 주류로 ■ 역사와 갈래는? 사극은 한국 영화의 첫 황금기인 1960년대에 부흥했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1961), 안현철 감독의 <인목대비>(1962) 등이 대표적인데 대부분 기록에 기반한 정통 사극이었다. 70년대 암흑기를 거쳐 80년대엔 ‘3에스 정책’(스크린·스포츠·섹스)에 기댄 에로사극이 번성했다. <어우동>(1985), <황진이>(1986)를 비롯해 <변강쇠>, <뽕> 등 시리즈물까지 등장했다. 2000년대 제작된 <스캔들>(2003), <방자전>(2010), <후궁: 제왕의 첩>(2012), <순수의 시대>(2015) 등 ‘19금 사극’도 에로사극과 맥이 닿아 있다. 2000년대 들어 사극은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됐다. 액션과 사극이 결합된 ‘액션사극’의 시초가 된 <비천무> <단적비연수>(2000)가 큰 인기를 끌었다. <무사>(2001), <청풍명월>(2003)에 이어 ‘판타지’ 요소까지 가미한 <무영검>(2005), <중천>(2006)도 등장했다. 이후 기술이 진일보하면서 액션사극은 <신기전>(2008)과 <최종병기 활>(2011) 등 시지(CG)를 십분 활용한 작품으로 이어진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사극’은 이제 주류로 자리잡았다. <왕의 남자>(2005), <조선명탐정>(2011), <광해>, <역린> 등이 대표적이다. ■ 2015년 사극 기상도는? 올해도 사극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순수의 시대>를 시작으로 연산군 때 간신 임사홍·임숭재 부자를 다룬 <간신>, 무협사극으로 전도연·이병헌이 주연한 <협녀: 칼의 기억>이 관객을 찾는다. 조선 마지막 명포수 이야기로 ‘조선판 라이프 오브 파이’로 불리는 최민식 주연의 <대호>, 사도세자의 비극을 소재로 한 송강호·유아인의 <사도>, 조선 최초 여류 명창 진채선을 다룬 판소리 사극으로 류승룡과 수지가 주연한 <도리화가>도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사극 가운데 ‘1000만 클럽’에 가입할 만큼 인기를 끈 작품의 성공 비결은 뭘까?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재의 정치·사회적 화두나 코드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황 평론가는 “<광해>는 ‘개혁군주’로 재해석된 광해군의 모습이 고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인기를 끌었고, <명량> 역시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에게‘충무공 리더십’을 이야기해 공감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각 회사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