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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그날 밤’의 기억 자물쇠를 열었다, 진범은 누구인가

등록 2015-07-14 19:12수정 2015-07-15 09:24

영화  <다크 플레이스>의 한 장면.
영화 <다크 플레이스>의 한 장면.
영화 ‘다크 플레이스’ 15일 개봉
‘매드맥스’ 샤를리즈 테론 출연
‘리비’(샬리즈 시어런·오른쪽)는 어린 시절의 고통스런 기억 탓에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무의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25년 전 어느날 밤, 큰오빠 ‘벤’이 엄마와 언니 둘을 한꺼번에 살해했다. 당시 8살이었던 리비는 오빠가 범인이라고 증언했고, 오빠는 감옥으로 끌려갔다. 유일한 생존자인 리비는 단 하룻밤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

어른이 된 리비 앞에 어느날 아마추어 탐정 모임의 ‘라일’(니콜라스 홀트·왼쪽)이 나타나 진범은 따로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돈에 쪼들리던 리비는 사건 조사에 협조하면 돈을 준다는 탐정 모임 쪽의 제안에 그날의 끔찍한 기억을 되짚어 본다. 난생 처음 감옥으로 오빠 면회를 가고, 사건 기록도 꼼꼼히 살핀다. 이 과정에서 25년 전 그날 밤, 자신이 몰랐던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걸 직감한다.

<다크 플레이스>(감독 질스 파겟-브레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는 아니라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나를 찾아줘>(2014)의 원작소설 작가인 길리언 플린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고,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샬리즈 시어런)가 영화의 선두에 선다. 같은 작품의 ‘워 보이’(니콜라스 홀트)가 이를 뒷받침한다. <나를 찾아줘> 만큼의 반전은 아니지만, 영화는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리비가 사건을 되짚으면서 용의자가 여럿이었음이 드러난다. 오빠 벤은 재판 당시 항소를 하지 않아 자신이 범인임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약을 팔고다니던 아빠 ‘러너’는 사건 당일 낮에 집을 찾아와 엄마한테서 돈을 뜯어가려 했다. 그리고, 죽은 언니의 일기장에서 오빠 벤한테 ‘디온드라’(클로이 모레츠)라는 여자친구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모두가 사건의 범인이 되기엔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영화가 단순한 추리물이나 스릴러물 이상인 것은 리비의 정신적 치유와 성장이 영화의 등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인 ‘어두운 곳’(다크 플레이스)은 리비가 어릴 시절 끔찍한 기억을 봉인한 장소를 뜻한다. 되돌아보기 싫거나 힘든 기억을 다시 정면으로 맞닥드리는 것은 진정한 용기일 터이다. 또 마지막에 진실을 마주한 뒤 엄마를 기억하고, 오빠를 다시 만나는 것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당당한 어른으로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위이다.

한국에선‘샤를리즈 테론’이란 발음으로 익숙한 샬리즈 시어런은 이번 영화에서 <매드맥스>의 액션 연기와 다른 차원의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삶의 바닥까지 떨어졌으나 용기를 내 진실을 찾아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는 자신의 ‘거짓 증언’이 오빠를 범인으로 몰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니콜라스 홀트는 영화 속 비중이 크지 않고, 대신 클로이 모레츠는 <렛 미 인>(2010)의 기억을 되살리게 해준다. 1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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