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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큰 흥행을 한 뒤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영화가 제작되는 데 밑돌을 놓은 것이 바로 ‘디엠지(DMZ) 국제영화제’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님아>는 이 영화제의 제작지원을 받은 영화입니다.
올해로 7번째를 맞은 ‘디엠지 다큐영화제’가 오는 17~2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파주시 일대에서 열립니다.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는 해이기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임을 상징하는 ‘DMZ’(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는 ‘디엠지를 쏴라’를 슬로건으로 43개국 102편의 작품이 초청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분단 70주년과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는 분쟁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개막작은 미국의 아담 쇼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나는 선무다>가 선정됐습니다. 예술에는 경계가 없다는 뜻의 ‘선무’라는 가명으로 활동 중인 탈북화가의 고단하고 억압된 삶과 그의 작품세계를 통해 드러난 남북한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그가 전하고자 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고 하네요. 폐막작은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분단 70주년 특별전에서는 <평양연서>, <가미카제특공대원의 증언>, <북녘에서 온 노래>, <안나, 평양에서 주체영화를 배우다>, <남북미생> 등 11편이 상영될 예정인데요. 이 작품들은 모두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성찰을 담아 분단 70주년이라는 올해의 의미와 영화제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네요.
또 올해 영화제에는 <오래된 인력거>로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 진출했던 고 이성규 감독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영화 <에필로그>도 특별 상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개막식은 파주시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가 있던 곳에서 열립니다. 민통선 안 미군부대가 철수하고 떠난 자리인데요. 2009년 1회 이후 이곳에서 개막식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영화제 기간 중에는 시네마콘서트, 평화자전거행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됩니다.
이번 가을엔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염원을 함께 품고 있는 디엠지도 방문할 겸, 영화계에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다큐멘터리 영화도 만날 겸, 아이들 데리고 영화제로 가족 나들이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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