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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등록 2015-11-17 20:51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멕시코 마약조직 소탕 작전
‘새 스타일 액션’ 호평 이어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대, 황량하기 그지없는 불모지를 카메라는 공중에서 내려보며 날아간다. 한 줄기 현악기의 슬픈 가락이 함께한다. 장엄하면서 비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영화는 현실과 인간의 고통을 군더더기 없이 그려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감독 드니 빌뇌브)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의 시선을 따라간다. 케이트는 어린이 납치사건을 수사하던 중 거대하고 잔혹한 멕시코 마약조직과 맞닥뜨리고, 이에 중앙정보국(CIA)이 준비하는 마약조직 소탕작전에 자원한다. 그리고 거기서 작전 책임자 ‘맷’(조시 브롤린)과 의문의 남자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를 만난다.

영화는 이런 자막으로 시작한다. “‘시카리오’(sicario)라는 말은 예루살렘에서 침략자 로마군을 암살하는 자를 뜻하는 ‘질럿’에서 유래한다. 멕시코에서 시카리오는 암살자를 뜻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한 세 인물 가운데 누가 시카리오일까.

영화의 첫번째 성공 지점은 끝까지 유지되는 긴장감이다. 케이트 일행이 멕시코에서 마피아 간부를 호송해 미국으로 데려오는 과정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두려움조차 느끼게 한다. 동굴 속 총격전도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영화’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두번째, 영화는 세 인물의 대립 속에서 단순한 액션영화 이상의 것을 이야기한다. 케이트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믿지만, 선과 악이 뒤섞인 상황에서 큰 혼란에 빠진다. 맷의 중앙정보국은 늘 그랬듯 ‘나쁜 짓’을 벌이면서 상황 전체를 지배하려는 정치적 야욕을 드러낸다. 두 사람이 각각 이상과 현실을 상징하는 듯하다. 실제 감독은 “영화는 결국 문제적 상황에 부닥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알레한드로는 고통스런 개인으로 후반부 영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다. 마지막에 그에게 총을 겨누자, 알레한드로는 마치 ‘나를 쏴라. 나를 이 지옥에서 구해달라’고 말하는 듯 몸을 열어 보인다.

영화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그을린 사랑>(2011년 국내 개봉), <프리즈너스>(2013) 등으로 이미 국내 관객에게 그만의 스타일을 알렸다. 풍부한 해석의 여지에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액션, 배우들 사이의 심리전 등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다. 간혹 보이는 잔혹한 장면과 케이트의 눈으로 봤기에 더욱 잔혹하게 느껴지는 세상 이야기에 ‘남성 영화’라는 평가도 있다. 12월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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