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면
아가씨, 김민희1
“무릇 풍경이란 좋은 빛을 만나야 비로소 빛이 난다. 그 식물적인 수동성은 적절한 빛만 만났다 하면 야성적이고 동물적인 능동성으로 돌변한다. 배우도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그들은 본래 조용히 웅크리고 엎드려 기다리고 있다. 존 업다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인 토끼의 말마따나 ‘모든 것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고 나는 믿어왔다. (…)
<아가씨>를 만들면서도 어김없이 여기저기 다녔고 가는 데마다 대개 찍었다. (…) 그러니까 여기 실린 사진들은, 아무리 상관없이 보이는 장면이라도 철저하게 <아가씨> 작업을 하면서 현장 내지는 그 가까이서 찍힌 것들이다. 각본을 쓰거나 촬영을 하는 틈틈이 찍은 이미지에 <아가씨>가 안 들었을 리가 있나,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는데.”(7, 11쪽)
아가씨 가까이
박찬욱 지음/그책·2만원
박찬욱 지음/그책·2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