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국제조각심포지엄 여는 임항렬씨
“세계 조각가들, 보령 ‘오석’에 깜짝 놀랐죠”
지난 20일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 개화예술공원 작업장. 존 고가빌라슈빌리(54) 그루지야(조지아) 티빌리시 국립미술대 교수가 국기를 걸고 크레인에 걸린 높이 10m, 길이 크기의 돌을 말 모양으로 조각하고 있었다.
고가빌라슈빌리 교수는 프랑스, 스페인 국제조각심포지움에 참가한 세계적인 작가로, 올 봄 입국해 3개월째 공원의 상징물을 만들고 있다.
개화예술공원은 임항렬(54) 대표가 2002년 문을 열었다. 임 대표는 보령 오석을 채석해 가공하는 거문예석을 경영하면서 오석이 조각할 수 있는 세계 최고 품질의 석재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려고 이 공원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대리석이 유명하지만 오석을 다뤄본 이들은 ‘이런 돌도 세상에 있느냐’며 깜짝 놀랍니다.”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던 그는 보령 오석이 세계의 돌 전문가들로부터 ‘강도가 가장 높으면서도 조각하기 좋은 돌’이라는 평가를 받자, 조각계 인사들에게 오석을 재료로 세계적인 조각심포지엄을 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마침내 2004년 전준 서울대 미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세계 10개 나라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보령국제조각심포지엄가 열렸다. 작가 초청과 돌·금속 등 조각 재료, 체재 비용 등은 모두 그가 부담했다.
심포지엄 횟수가 늘어날수록 공원 안 4개의 연못 주변에는 그동안 심포지엄에 참석한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스위스, 스웨덴, 이스라엘, 프랑스, 영국, 멕시코, 호주 작가들의 작품도 늘어났다. 현재 야외전시장에는 8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개화예술공원은 18만1500㎡ 터에 모산미술관, 음악당 시설과 고은, 이생진, 박목월 시인 등의 육필시비, 50여점의 노래비도 세워져 있다. 임 대표는 “올 심포지엄은 13개 나라에서 14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다음달 30일부터 9월30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린다”며 “앞으로 이곳에 문학관과 작가들이 언제든 무료로 거처할 수 있는 공간을 지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충남 부여에서 보령 석탄박물관을 지나 성주산 자락 끝 우회전 길로 접어들면 오른쪽으로 우뚝우뚝 조각상들이 보이고 빨간지붕 건물이 보인다. 입장은 물론 미술관 대관비도 무료. (041)933-8100.
보령/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