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미술관 ‘추상의 울림전’
60~70년대 작품 50여점 전시
60~70년대 작품 50여점 전시
고암 이응노(1904~1989) 선생의 문자추상 작품이 어떻게 태동해 완성됐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대전 이응노미술관(ungnolee-museum.daejeon.kr)은 9일 ‘고암, 추상의 울림전: 60년대~70년대초 문자추상’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는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구성’(1964년 작) 등 초기 문자추상 작품들과 종이에 펜으로 그린 ‘드로잉’(1970년 작) 등 그의 60~70년대 문자추상 31점과 드로잉 22점이 소개됐다.
문자추상은 고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추상화로, 그가 1960년대 초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면서 시작해 1967년 동백림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1970년대 초까지 작업했다.
고암의 문자추상은 대부분 한자의 자모와 획으로 자연 풍경과 인간을 담고 있어 자연과 사물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옛 상형문자들과 존재 의미를 같이한다.
1962년 파리 파게티화랑에서 간결한 얼룩과 획, 여백, 비슷비슷한 모양들이 겹쳐지고 이어진 그의 문자추상 작품이 소개되자 “프랑스인들은 알듯 말듯한 그의 그림을 ‘기호’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박인경씨는 ‘70년 이응노 문자추상전 서문’에서 밝히기도 했다.
공광식 학예연구사는 “고암의 문자추상은 생각을 그림으로 옮기는 동양화의 사의정신과 서예의 필획에 당시 파리 화단을 풍미하던 앵포르멜 영향을 받아 캔버스에 화선지를 붙이기도 하고 무명이나 화학섬유, 비닐, 알루미늄을 바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며 “이 전시회가 서양미술계에 아직도 정신적 울림으로 살아있는 고암의 깊은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다음달 12일까지 이며, 다음달 10일 저녁7시30분 이응노미술관 1전시실에서는 음악평론가 문옥배씨의 해설로 ‘고암과 함께하는 7인의 작은 음악회’도 열린다. (042)602-3272.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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