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강산에
새음반 ‘물수건’ 들고 더 푸근하고 여유롭게
강산에가 돌아왔다. 6년 만이다.
평범한 소재에서 진솔한 삶의 모습을 걸지게 풀어내는 그가 들고온 새 음반은 <물수건>. 자신이 직접 붙인 이름이란다. 음식점을 찾아준 손님에게 예의와 감사의 표시로 여름에는 차갑게 얼려내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데워내는 물수건처럼, 오랜 공백을 너그럽게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는 뜻일 게다.
강산에는 8집에서 ‘단순함의 미덕’을 노래로 표현해냈다. 삶의 사소한 작은 것에서 느끼는 기쁨과 감사가 가득하다. 풋풋하고 진솔한 포크 록으로 사랑받아온 강산에가 6년 동안 찾아온 해답을 들려주는 듯하다. 7집 <강영걸>에서도 보였던 여유로움은 한층 곰삭았다. 가사에 실렸던 비판적 메시지는 좀더 누긋해졌고, 잘 졸인 잼처럼 가볍지만 더 진해졌다.
새 앨범에 수록된 열한 곡의 노래 가사들을 보면 강산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챌 수 있다. “책을 보고 차를 마셨더니 내 입안은 동그라미 맛이 되었네”라고 노래하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에서 “배가 조금 고프다거나 잠이 올 때면 쉽게 짜증을 내는 내 귀여운 여자가 무서워”같은 솔직한 가사가 편안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가사를 띄우는 멜로디 역시 단출하면서도 흥겹다. 어쿠스틱한 리듬이 부드러워 “시원한 바람이 조금 불고 모기향 냄새 편안하게” 풍겨오는 초여름의 낮잠 같다.
타이틀 곡 ‘답’은 비틀스를 연상시키는 편안한 느낌의 노래다. “기분 좋은 여러 가지 답들이 내 안에 가득차 넘치면 너무 좋겠네”라고 부르는 강산에의 목소리는 ‘넌 할 수 있어’가 주던 격려보다 성숙한 여유를 보여 준다. 간주에 들어가는 브라스의 음향과 후반부의 합창 또한 썩 어울린다. “꼭 껴안고서 날아볼까 내 품에 그들을 꼭 껴안고”라고 노래하는 ‘꼭 껴안고’는 100% 강산에의 어쿠스틱 기타 리듬이 느껴지는 흥쾌한 곡이다.
음반 재킷 디자인은 강산에의 외국인 친구들이 직접 맡았다. 비뚤빼뚤한 필체로 자유롭게 노니는 글씨들은 노래의 분위기와도 썩 잘 어울린다. 가사를 만드는 작업에는 한국말이 능숙한 강산에의 일본인 아내도 함께했다고 전해진다.
8집 음반 발매에 맞춰 강산에는 직접 대중들과도 만난다. 4월2일부터 4월20일까지(월·화 공연 쉼) 상상마당 라이브 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윤도현, 김C, 하찌와 TJ, 이상은 등이 게스트로 나온다. 3만5000원.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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