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vs 머라이어
둘다 ‘3년 만에’ ‘11번째’ 음반 내놔
엘비스의 ‘빌보드’ 기록도 갈아치워
엘비스의 ‘빌보드’ 기록도 갈아치워
마돈나가 지난 28일 새 음반 <하드 캔디>(워너뮤직)를 내놓고 팝의 여왕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2005년 발매 뒤 30개국에서 1위 차트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800만장 넘게 팔린 <컨페션스 온 어 댄스 플로어> 이후 3년 만의 신작이다. 강인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지은 <하드 캔디>라는 음반 제목은 과거 ‘창녀-성녀’의 이미지를 오갔던 그의 변화무쌍함을 반영하는 듯하다.
음반은 전반적으로 세련된 어번 힙합 비트가 가미된 클럽 스타일의 댄스 음악이 주를 이룬다. 팝의 달콤함에 숨겨진 그루브한 비트로 시작부터 심장을 강하게 두드리는 첫 곡 ‘캔디 숍’이 음반의 분위기를 예고한다. 펑키한 느낌이 물씬한 ‘기브 잇 투 미’, 카니예 웨스트의 랩이 돋보이는 ‘비트 고즈 온’, 나른한 느낌의 ‘보이시스’ 등이 귀를 사로잡는다. 발라드 분위기를 녹여낸 ‘마일스 어웨이’는 일본 후지티브이에서 4월부터 방영중인 기무라 다쿠야의 새 드라마 <체인지>의 주제가로 삽입됐다.
그뿐 아니라, 저스틴 팀벌레이크와 찍은 타이틀 곡 ‘포 미니츠’의 뮤직비디오는 50살이 된 그가 섹시함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죽하면 이효리가 마돈나의 자기관리에 감탄하며 “나는 50대에 마돈나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해 화제가 됐을까.
빌보드 차트를 먼저 점령한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와의 본격 경쟁도 관심거리다. 마돈나와 음악 성격은 다르지만, 뛰어난 가창력으로 90년대를 호령했던 머라이어 캐리도 마찬가지로 3년 만에 새 앨범 (유니버설뮤직)을 내놓아 이들이 펼칠 대결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둘 다 정규음반으로는 이번이 11번째이고, 공교롭게도 양쪽 모두 세련된 힙합 음악을 내걸고 맞붙었다.
지난 음반부터 힙합 리듬을 선보여 온 머라이어 캐리는 편안한 멜로디에 돋보이는 가창력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 각각의 앨범 제작에도 내로라하는 힙합 아티스트들이 몰렸다. 저메인 듀프리, 영 지지, 스콧 스토치 등 힙합 아티스트들을 동원한 머라이어 캐리에게 마돈나 역시 팀벌랜드, 팀벌레이크, 패럴 윌리엄스 등 쟁쟁한 유명 아티스트들로 맞섰다.
이 대결의 희생자(?)는 엉뚱하게도 엘비스 프레슬리다. 머라이어 캐리가 먼저 내놓은 싱글 ‘터치 마이 보디’로 4월 첫 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개인 통산 18번째 싱글 차트 1위 기록으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17차례)을 깨버린 것. 이제 이를 앞서는 기록은 비틀스의 기록(20)뿐이다.
마돈나 역시 음반 발매 전에 낸 싱글 ‘포 미니츠’를 단숨에 싱글 차트 3위에 올리면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36차례)을 깨고 무려 37번이나 싱글을 차트 10위 안에 올린 가수가 됐다. 또한 데뷔 음반을 발매한 뒤 25년이 지난 록 뮤지션만이 입성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1984년 ‘라이크 어 버진’으로 과감한 섹스 어필을 선보여 단숨에 시대의 아이콘으로 뛰어올랐던 마돈나는 일렉트로닉에 이어 클럽 힙합 음악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변신을 꾀하며 21세기에도 팝의 여왕 자리를 좀처럼 내놓지 않을 기세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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