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자비네 마이어(49)(왼쪽)
새달 1~2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 공연
세계 정상의 클라리넷 연주자인 독일의 자비네 마이어(49)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6월1~2일 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마이어는 독주 악기로서는 평가절하되어 왔던 클라리넷을 새롭게 평가받도록 한 연주자로 꼽힌다. 특히 베를린필하모닉과 마이어의 이야기는 지금도 클래식계에서 유명하게 거론된다. 그는 16살에 데뷔한 후 실력을 인정받아 1982년 23살의 나이에 베를린필하모닉의 첫 여성 수석단원으로 카라얀에 의해 선발됐다. 블라인드 오디션을 거친 결과였지만, 단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은 카라얀과 단원들 사이에 불화가 싹트는 씨앗이 됐다.
마이어는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결국은 실력이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1983년 오케스트라를 떠났고, 이후 독주자로 활동해 왔다.
마이어는 실내악 활동에 특히 열심인데 라르스 보그트, 기돈 크레머, 하인리히 쉬프 등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해 왔다. 또 같은 클라리넷 연주자인 오빠 볼프강 마이어, 남편 라이너 벨레와 함께 ‘트리오 디 클라로네’를, 유럽의 주요 오케스트라 수석 단원들이 뭉친 ‘목관앙상블 자비네 마이어’를 각각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친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실내악을 사랑하지만, 솔로 연주 역시 내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가장 즐겨 연주하는 곡은 모차르트와 웨버의 곡이지만, 현대작곡가 가운데 윤이상, 트로얀, 에트뵈스에도 관심이 많다”고 레퍼토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6월1일에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를 고악기인 바셋 클라리넷으로 연주하고, 2일에는 남편 라이너 벨레와 크로머의 <두 대의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크로머의 콘체르토는 클라리넷의 풍부한 기교를 끌어내는 낭만적인 곡”이라고 강조했다.
“협연은 솔로 연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일종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처음 만나는 서울 시향과 오케스트라와 나눌 대화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출신 루도빅 모로가 지휘한다. 3만∼12만원, (02)780-5054.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스테이지원 제공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스테이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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