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판매부진 탓…항의 빗발
올해 국내 주요 록 페스티벌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서머브리즈 2008’이 공연을 열흘 남짓 남기고 전격 취소됐다. 단독 공연이 아닌 대형 록 페스티벌이 취소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다음달 7~8일 5만여석 규모의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이 행사에는 ‘일렉트로니카의 제왕’ 프로디지를 비롯해 원 리퍼블릭, 심플플랜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공연이 취소된 이유는 입장권 판매 부진이다. 서머브리즈를 주최하는 비포에이치엔터테인먼트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판매 현황이 500여장에 불과해 공연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같은 이유로 입장권 예매를 우선 중단했던 주최 쪽은 장소를 올림픽주경기장보다 작은 올림픽홀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다 결국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예매한 입장권은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 기획돼 ‘최초의 도심형 록 페스티벌’을 주창한 이번 행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서태지의 이티피페스트와 함께 국내 3대 록 페스티벌로 일컬어지며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홈페이지에는 “기획사의 홍보 부족을 팬들에게 떠넘긴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다른 섭외 요청을 뿌리치고 스케줄을 잡은 외국 밴드들인데 한국 신용도를 떨어뜨렸다” 등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디지는 폭우 때문에 취소된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에 이어 두번째 겪는 내한공연 취소다.
비포에이치엔터테인먼트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비욘세 등의 내한공연을 성사시켜 온 대형 공연기획사이지만 이번 사태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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