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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의 맥박, 세계를 울린다

등록 2008-07-31 18:55수정 2008-07-31 19:39

최소리(아래 사진 가운데)씨가 이끄는 ‘아리랑파티’ 공연팀이 지난달 29일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가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최소리(아래 사진 가운데)씨가 이끄는 ‘아리랑파티’ 공연팀이 지난달 29일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가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최소리와 아리랑파티’ 에든버러로
논버벌 퍼포먼스 공연팀 ‘원정’
“북·춤·무술 어울림 보여줄 터”
타악연주자 최소리(42·소리연구소 총감독)씨가 넌버벌 퍼포먼스 <최소리와 아리랑파티> 공연팀을 이끌고 지난 30일 영국 에든버러로 떠났다.

최 감독은 세계 최대 공연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해 8월3일부터 25일까지 에든버러의 클럽 웨스트에서 타악연주와 무용, 브레이크 댄스, 동양 무술 등을 ‘비빔밥처럼 버무려’ 만든 한국적인 퍼포먼스로 세계와 소통을 꾀한다. 자비를 들여 9명의 공연팀이 영국으로 ‘원정’을 가는 것이어서, 부담이 크지만 그런 만큼 의지도 다부지다. 올해 참가하는 40여개국 2000여개팀들과 겨뤄야 한다.

그와 공연단은 서울 답십리동 지하 연습실에서 한달 넘게 합숙훈련을 했고, 출국 전날에는 ‘사방이 통한다’는 경기도 양평 통방산에서 하룻밤 명상을 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사람이 통하는 인통을 더해 다섯 가지가 통하는 곳에서 마지막 정기를 받기 위해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 진출을 위해 10년 넘게 준비를 해왔습니다. 국내에서 1년 동안 장기공연으로 검증도 받았고요. 에든버러는 우리 공연을 외국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 더 나아가 아시아 문화를 알리는 것이 제가 이 작품을 만든 첫번째 목적이었거든요.”

<아리랑파티>는 북과 타악기를 연주하는 소리패, 태권도와 태껸, 차력, 쿵후 유단자가 뭉친 ‘화랑패’, 탈춤과 부채춤, 살풀이, 브레이크댄스가 조화된 ‘춤패’가 서로 실력대결을 벌이며 반목하다가 관객들의 도움으로 화합을 이룬다는 것이 줄거리다. 하지만 이번 에든버러 공연에서는 각 패가 서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려고 싸움을 벌이다 참가가 무산되면서 잘못을 깨닫고 화합하는 것으로 시나리오를 바꿨다.

최 감독은 <아리랑파티>를 종합선물세트와 비빔밥으로 빗대어 설명했다. “그동안 공연을 하면서 종합선물세트는 만들어졌어요. 이제는 잘 버무려진 비빔밥이 목표지요. 최소리라는 밥 안에 콩나물, 시금치 대신에 무술, 북, 춤 이런 거를 넣는 거지요. 이런 것들은 하나하나 맛이 있지만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져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에든버러에는 1차로 버무린 비빔밥의 수준을 측정해보려고 가는 거에요.”

그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외국인들이 과연 시금치를 좋아할지, 아니면 콩나물을 더 좋아할지, 고추장이 많이 들어갔는지를 테스트해서 수정작업을 거친 다음에 미국 브로드웨이로 진출하겠다”고 더 큰 포부를 밝혔다.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의 드러머로 활동했던 최 감독은 오랫동안 소리의 근원을 찾고, 그 소리를 하나하나의 메시지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왔다. <아리랑파티>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는 그들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 소리에 미쳐 있다”는 그가 두드림을 통해 얻은 산물이다.

“오래전부터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는 아시아 문화 콘텐츠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100여개국에서 연주를 하며 점검해왔습니다. 혹시 한국을 아느냐, 한국이나 아시아 문화에서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부채춤과 살풀이를 본 적이 있는데 색다르고 재미는 있지만 지루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또 우리 사물놀이나 일본 전통 북 연주인 다이코를 알고 있어요. 태권도나 태껸, 쿵후, 가라데 등 동양무술에도 관심이 많더군요.”

<아리랑파티>는 시나리오와 음악의 틀을 짜고 춤과 연주, 무술 전문가들을 구해 숙련시키는 등 준비기간만 3년이 걸렸다. 이외수(대본), 정재만(무용), 김중만(사진), 이준구(무술) 등 내로라하는 최고수들이 뭉쳐 힘을 보탰고, 지난해 5월10일 첫 공연에 들어가 올 5월18일까지 1년8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공연을 했다.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것을 잘 녹였다고 칭찬을 받을 수도 있고, 비빔밥을 잘못 만들어서 ‘볼거리만 많지 무언가 어수선하다’는 혹평도 들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특히 북 연주 하나는 자신있어요. 북소리는 거짓이 없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다 통합니다. 제가 이 북소리로 사람들을 다 울릴 겁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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