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하
● 2집 ‘섬데이’ 음반판매순위 1위 오른 ‘윤하’
작은 체구에서 폭발적인 로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짧고 거칠게 쳐낸 헤어 스타일에,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하고 신곡 ‘섬데이’를 부르며 윤하는 한껏 존재감을 과시했다. 열다섯 살에 혼자 일본에 건너가 오리콘 차트에 오른 혜성 같던 소녀가 스무 살 여가수로서 날개를 활짝 펴는 순간이었다. 2집 <섬데이> 발매 직후 음반판매차트 1위에 오른 그를 컴백 무대 뒤에서 만났다.
다양한 장르 시도…작곡에 연기까지
벌써 한·일 양국에서 싱글을 포함해 모두 15장의 음반을 낸 윤하이지만, 이번 음반은 더욱 그에게 특별하다. 스무 살이 되어 처음 내놓은 음반이자, 자기 음악세계를 내보이기 시작한 음반이기 때문이다. “피아노 록을 넘어 재즈에서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며 불면증이 올 정도로 고민했다”며 윤하는 스무 살의 성장통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음반 작업을 하며 많이 외로웠어요. 그 전엔 되던 노래도 되지 않았어요. 직설적인 목소리가 장점이었는데, 감정을 살리려면 제가 정석이라고 생각했던 발성을 포기해야 할 때가 있었거든요. 어떻게 부르면 멋지겠다는 느낌이 오는데 그렇게 안 되니까 잠도 잘 못자고, 누우면 노래 생각이 날 정도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성장이었던 것 같아요.”
새 음반엔 연주곡을 포함해 무려 17곡이나 되는 노래가 실렸다. 팝 발라드, 모던 록,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하다. 무엇보다 풍성한 그룹사운드가 돋보인다. 타이틀곡 ‘텔레파시’는 인기를 끌었던 ‘비밀번호486’ 풍의 대중적 곡이지만, 듣다 보면 뒤에 밴드가 서 있나 싶어 돌아보게 될 정도로 입체적이다.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를 도입한 ‘히어로’, 절절한 재즈풍 보컬이 돋보이는 ‘섬데이’ 등도 하나같이 ‘꽉 찬’ 느낌이다. 윤하는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은 밴드 음악이었다”고 말한다. ‘피아노 록’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번엔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워버릴까 고민도 했단다.
자작곡 ‘미워하다’를 비롯해 윤하의 노래들에선 스무 살에 느낀 인생과 사랑에 대한 감정이 가사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입술아 키스해 기대봐 어깨에’(빗소리) 같은 가사를 듣고 깜짝 놀라시는 분도 계셨어요. 어리게 보아주시는 것도 좋지만, 이미지를 점차 탈피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음반 사진 노출이 심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웃음) 그런 섹시미 말고, 사랑도 해보고 슬퍼도 해본 인간적인 성숙함을 보이고 싶어요. 목소리 표현의 테크닉과 틀을 벗어나게 해 주는 건 경험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더 살아봐야겠죠.” 그는 첫사랑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음반 가사로 들어 달라”며 웃었다.
윤하는 한국외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1집과 1.5집을 연이어 발매할 정도로 바빴는데도 휴학을 하지 않았다. “새내기 배움터나 모꼬지는 못 갔지만 일일호프에 같이 어울리고 스터디 그룹에서도 친구들을 자주 봐요. 친구들 보면 부럽고, 특히 시시(캠퍼스 커플)가 부러워요. 저희 부모님도 대학 때 통기타 동아리에서 만났대요. 두 분 다 음악을 좋아하시는데, 엄마 말로는 제가 4살쯤부터 클래식을 틀어 놓으면 지휘하는 흉내를 냈대요. 그 때 가수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하셨겠죠.”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작곡, 그리고 새로 도전한 연기다. 요즘 90년대 영국 록음악과 벤 폴즈 파이브의 곡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여기에 내년 일본에서 개봉하는 일본 장편 영화 <이번 일요일에>에 일본에 유학온 한국 학생 역을 맡아 촬영을 끝냈다. 이제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윤하는 2집에 대한 바람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좋은 평가를 받아도 기쁘지만, 사람들의 추억과 함께하는 곡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자 하는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여야 사람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 같아서예요.”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작곡, 그리고 새로 도전한 연기다. 요즘 90년대 영국 록음악과 벤 폴즈 파이브의 곡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여기에 내년 일본에서 개봉하는 일본 장편 영화 <이번 일요일에>에 일본에 유학온 한국 학생 역을 맡아 촬영을 끝냈다. 이제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윤하는 2집에 대한 바람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좋은 평가를 받아도 기쁘지만, 사람들의 추억과 함께하는 곡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자 하는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여야 사람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 같아서예요.”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