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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발레리나 ‘춤판연극’ 도전하다

등록 2011-07-13 20:30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52·사진 위)와 김인희(48·아래) 단장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52·사진 위)와 김인희(48·아래) 단장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댄스드라마 ‘애,별’서 연기
남편 제임스 전 안무 맡아
“춤은 전혀 걱정 안 해요. 맘에 걸리는 건 연극이죠. 안무가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52·사진 위)은 연극 무대에 처음 오르는 춤꾼 부인에게 믿음과 걱정을 함께 내비쳤다. 그의 부인은 23, 24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될 댄스 드라마 <애, 별>에 출연하는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48·아래) 단장. 유니버설·국립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를 거친 중견 발레리나인 만큼 춤꾼으로서 주연 무대에 대한 기대가 앞서기는 한다. 하지만 발레리나의 ‘목소리’ 연기는 처음이니 남편의 노파심도 당연할 테다.

<애, 별>은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으로 유명한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김정숙 대표가 연출하는 2인극. 프랑스 작가 장 콕토의 <목소리>가 원작이다. 과천시설관리공단의 두 상주단체인 서울발레시어터와 모시는사람들의 두 대표가 지난해 말 한 예술단체 워크숍에서 ‘같이 재밌는 작업을 해 볼까’ 하고 말을 섞은 게 시작이었다. 김정숙 연출, 김인희 주연, 제임스 전 안무의 이색 춤판연극은 그렇게 태어났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장밋빛 인생’ 등이 울려 퍼지는 무대에서 김인희 단장은 춤과 대사를 모두 소화해야 한다.

“사랑하는 남자한테 이별을 통보받은 중년 여자가 3일 동안 슬픔을 견뎌내는 내용이에요. 처음엔 내용이 너무 어둡고 슬퍼서 못 할 것 같다고 했죠. 발레든 연극이든 사람들한테 희망과 기쁨을 주는 내용을 선호하거든요. 김 대표님이 여러번 설득하셨어요.”(김인희)

김씨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대사에 대한 공포는 극복했다고 했다. 하지만 “부부싸움 해도 큰 소리를 내진 않는”다는 그이기에 화내며 소리지르는 장면은 힘에 부친다. 큰 소리를 뽑아내려고 김정숙 대표는 김씨의 팔을 꼬집기도 하고, 공을 바닥에 세게 던지며 말을 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김씨가 춤꾼 이력을 지우고 ‘연출가의 말을 잘 듣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듯, 제임스 전 역시 이번 공연에선 ‘안무가’로서의 욕심을 최대한 지웠다.

“제일 중요한 건 연출가 의도에 따라서 안무하는 거였어요. 발레리나가 연기한다는 점에서 특별하지만, 엄연히 연극이죠. 저는 김정숙 연출가의 생각에 맞추면서 배에서 열심히 로프 돌리는 역할을 한 겁니다.”

2005년 서울발레시어터 설립 10돌 공연 <작은 기다림>에서 15분 동안 남편 제임스 전이 만든 춤을 추긴 했지만 김씨가 주역으로 작품 전체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거기에 ‘목소리’까지 입히니 남편은 다시 걱정이 앞선다. “남편이니까 김인희의 목소리가 익숙한데, 관객은 어떻게 들을지 모르죠. 옛날 무성영화 시대 때 인기 배우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면서 제 목소리를 내자 사람들이 깜짝 놀랐던 것처럼 관객들이 낯설어하진 않을까 고민이고요.”


‘말하는 발레리나’로 무대에 오를 아내가 용기를 내어 말한다. “물론 겁은 나지만, 발레에 대사를 적극적으로 넣는 게 대중과 가까워지는 시도라는 생각도 들어요.” (02)509-7700.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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