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게이 부부’에 반해…영화제작자, 뮤지컬과 바람났네

등록 2012-06-14 20:20

뮤지컬 <라카지>의 공동 제작자로 나선 영화제작자 차승재(오른쪽)씨와 연극·뮤지컬 제작자 조행덕씨가 조씨의 악어컴퍼니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뮤지컬 <라카지>의 공동 제작자로 나선 영화제작자 차승재(오른쪽)씨와 연극·뮤지컬 제작자 조행덕씨가 조씨의 악어컴퍼니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살인의 추억’ 등 만든 차승재
뮤지컬·연극제작자 조행덕과
게이가족 결혼 소동 ‘라카지’
공동제작자로 내달 4일 무대
영화제작자 차승재(52·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씨는 요즘 뮤지컬 <라카지>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오랜 지기인 후배 뮤지컬제작자 조행덕(46·악어컴퍼니 대표)씨와 1주일에 한 번꼴로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연습실이나 자신의 충무로 개인 사무실에서 뮤지컬 <라카지>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볼수록 재미있어요. 행덕씨가 2008년에 영국 런던에서 뮤지컬 <라카지>를 보고 와서는 ‘형! 정말 좋은 작품 있는데 같이 하자’고 하는 거예요. 대본을 읽어보니 스토리가 탄탄하고 매력적인 볼거리가 많아서 금방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이 뮤지컬을 원작 삼아 만든 영화 <버드케이지>를 1996년에 두 번이나 봐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승재 형은 작품을 보는 눈이 있어요. 대중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잘 알아요. 오랫동안 영화를 해오면서 이야기를 보는 눈, 그리고 그것이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잘 압니다.”

두 사람은 다음달 4일 엘지(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원작 뮤지컬 <라카지>의 공동 제작자(프로듀서)로 나선다.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 <라카지>는 198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로는 처음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남긴 작품. 프랑스 해변도시에서 게이바 ‘라카지오폴’을 운영하고 있는 게이 부부 앨빈과 조지의 아들(장)이 정계 거물 집안의 딸(안)과의 결혼을 갑작스레 발표하면서 사돈 집안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화려한 춤과 노래에 담았다.

처음에는 1973년 프랑스에서 극작가 장 푸아레의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뮤지컬로는 1983년 브로드웨이 초연 뒤 3차례나 뮤지컬의 아카데미상이라는 토니상 작품상을 받았고, 세계 2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영화로는 <라카지오폴>이란 제목으로 1978년과 1980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먼저 만들어졌으며, 미국에선 로빈 윌리엄스, 진 해크먼 주연의 <버드케이지>로 개봉돼 사랑을 받았다.

조행덕씨는 “성소수자와 게이클럽이라는 쉽게 접해볼 수 없는 문화, 하지만 한번 만져보고 싶고, 내가 그 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이 큰 매력”이라며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나 진한 가족애가 드러나는 장면에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준다”고 소개했다. 차승재씨도 “성소수자는 소재일 뿐이지 주된 주제는 아니다. 가족이라는 매개체 안에서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매우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려한 게이클럽 쇼같이 시각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가 굉장히 많은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조씨는 연극 <클로저>와 <거미여인의 키스> 등 작품성과 실험성이 높은 130여편의 연극과 뮤지컬을 제작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차씨는 영화 <비트>, <살인의 추억>, <싱글즈> 등 흥행작을 제작하며 최고의 영화제작자로 이름을 날렸다. 둘의 만남은 벌써부터 공연계에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은 2003년 연극 <날 보러 와요>와 이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아마 15년 지기쯤 될 겁니다. 대학로 연극 뒤풀이에서 여럿이서 어울려 술을 마셨어요. 행덕이가 일을 좋아하는 것도 저의 스타일이나 기질과 잘 맞아요. 그러니까 십몇년 동안 별 탈 없이 잘 지내온 거죠.”

차씨는 “급한 추진력이 행덕이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무지하게 쪼아댄다”(웃음)고 했다. 조씨는 “승재 형은 십수년 전부터 나의 멘토였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인간들이어서 죽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 <라카지>의 연출은 이지나씨가 맡으며, 음악감독 장소영, 안무 서병구씨 등이 참여한다. 뮤지컬 배우 정성화·김다현·남경주·고영빈·이동하씨, 아이돌 가수 투에이엠의 이창민씨와 배우 천호진씨가 출연한다. 9월4일까지. 1566-752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모두가 디아3 성토해도…블리자드는 모르쇠
위안부 김화선 할머니 별세…트위터 애도 물결
마약 투약자 잡고 보니 ‘경기도 발바리’
‘판정 논란’ 필리핀 복싱영웅 경기 재채점은 하지만
궁금해 따져봤다, 이공계 등록금 더 비싼 이유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