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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평택 기지촌 여성들의 어제·오늘…

등록 2012-08-27 20:04

연극 <일곱집매> 공연을 앞두고 출연배우들이 막바지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극 <일곱집매> 공연을 앞두고 출연배우들이 막바지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극 ‘일곱집매’ 내달 9일까지
기지촌 출신 연구자의 기록 담아
부조리한 사회 ‘왜곡된 삶’ 고발
경기도 평택시 안정리 기지촌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담은 연극 <일곱집매>가 오는 30일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제목 ‘일곱집매’는 주한미군 캠프인 험프리가 있는 안정리의 옛 이름이다. 일곱 집이 다정한 자매처럼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연극은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촌에서 태어나 미국에 입양돼 성장한 20대 여성 고하나가 한국의 기지촌 여성 인권 문제와 기지촌 아이들의 미국 입양 문제를 주제로 삼아 박사논문을 쓰려고 안정리를 방문해 겪는 짧은 체험을 담는다. 그는 안정리의 기지촌 클럽에서 과거 미군을 상대로 일했던 할머니들과 새로운 기지촌 여성, 미군 철수 활동가를 만나 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다.

연극 <일곱집매>는 단순히 기지촌 할머니들의 과거 이야기만 나열하지는 않는다.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독거노인’이 된 기지촌 할머니들의 삶과 주변인들의 일상을 통해 기지촌 여성에게 가해진 부조리한 사회적 억압을 고발한다.

극중에서 기지촌에서 청춘을 보냈던 순영 할머니는 고하나에게 묻는다. “기자, 작가, 어린 여대생들까지 리포트를 쓰려고 왔다 갔지. 하지만 달라진 게 없어요. 논문은 도대체 뭐하는 데 쓰기에 굳이 나한테까지 와서 캐내려고 하시오?”

그러자 고하나는 “기록하는 것”이라고 대답하며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단 한 명이라도 살아 있는 한 영원히 망각될 수 없도록. 세계 사람들이 우리가 겪은 일을 다 알았으면 좋겠어요. (할머니) 죽기 전에 슬픔을 새겨두고 떠나요. 사람들이 몰랐다고 말할 수 없도록.”

이번 공연은 안정리에서 10년째 기지촌 여성들을 돌보고 있는 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난 3년간 이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극작가 겸 연출가 이양구(극단 해인 대표)씨가 대본을 썼다. 또 여성 연출가 문삼화(공상집단 뚱딴지 대표)씨가 연출을 맡았다.

햇살사회복지회 우순덕 원장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상처받아온 할머니들이 죄의식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1일엔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햇살사회복지회 등 단체들이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과 노후 복지 대책 마련을 위한 ‘기지촌여성인권연대’를 발족할 예정이다. 공연은 9월9일까지. 070-8236-0445.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해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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