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리뷰 l 록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파우스트’ 연상시키는 2인극
송용진 등 ‘브이’ 연기 매력적
‘파우스트’ 연상시키는 2인극
송용진 등 ‘브이’ 연기 매력적
뮤지컬은 배우의 예술이다. 같은 작품도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을 띤다. 특히 우리나라 뮤지컬은 외국과 달리 한 역에 두 명 이상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번 볼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배우에 따른 인물 해석과 표현의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에서 공연중인 창작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역시 배우의 매력에 크게 의존하는 작품이다. 두 남성 배우의 2인극으로 전개되는 이 뮤지컬의 이야기 틀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연상시킨다. 여성은 동경의 대상이거나 경멸의 대상으로 이분화된다. 남자아이의 미성숙함과 천재의 광기를 동시에 지닌 물리학자 ‘브이’(송용진·임병근·허규)가 극을 이끌어가고, ‘뱀파이어’(고영빈·장현덕)는 <파우스트>의 메피스토처럼 브이에게 파괴적인 유혹을 던지는 인물이다. 꿈꾸는 듯한 소년에서 숫기없는 샌님 학자로, 이어 섬뜩한 살인자의 모습까지 변해가는 인물의 모습을 춤, 노래와 함께 표현해야 하는 브이의 역할이 막중하다.
무대를 휘젓는 송용진(사진 오른쪽)의 역량이 빛난다. 최근 창작 뮤지컬 <셜록 홈즈>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괴짜의 감성이 요구되는 역에서 이 배우의 연기력과 비주류적인 매력이 극대화된다는 걸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다. 미성이 강점인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허규, 풋풋한 소년의 이미지에 가까운 임병근도 나름의 장점을 선보인다. 주인공 브이는 연애 공포증에 걸린 이성애자 남성이다. 이야기 자체만 보면 이 인물이 고민하고 욕망하는 지점에 쉽게 공감하기 힘들지만, 배우들의 매력이 인물 성격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극 전개가 때로 느슨해,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감도 있다.
‘록 뮤지컬’을 표방한 공연답게 듣는 재미는 훌륭한 편이다.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익살스레 변주한 음악부터 강렬한 사운드의 록발라드까지 음악의 조합이 좋다. 이야기 자체를 중시하는 관객보다는 무대의 색감과 분위기, 음악에서도 재미를 찾는 이들이 더 호응할 만한 공연이다. 중극장 무대는 객석과 비교적 밀착돼 있는 만큼 가능하면 맨 앞줄에 앉는 게 좋다. 브이가 수시로 다가와 말을 건다. 운 좋으면 브이에게 데이트 신청이나 달콤한 청혼을 받게 될 수도 있다. 1577-3363.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페이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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